고비용 해결하고 국산화 기술 앞당겨야
▲서울아산병원 관계자가 로봇을 이용해 수술을 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국내 로봇수술 시대가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갈수록 수술건수가 증가 중입니다. 로봇을 이용하기 때문에 간단하고 흉터가 남지 않는 등 장점은 많습니다. 반면 비용이 많이 들고 아직 국산화되지 않은 로봇기술 등 해결해야 할 숙제도 산적해 있습니다. ◆신촌세브란스, 10년 동안 1만3000건 수술=신촌세브란스병원은 2005년 7월 국내 처음으로 로봇수술기인 '다빈치 시스템'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재 총 5대가 있는데요.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약 10년 동안 누적 로봇수술 건수는 총 1만3824건에 달했습니다. 가장 많은 로봇 수술이 이뤄진 분야는 갑상선암 분야로 약 4800건이었습니다. 이어 전립선암을 비롯한 비뇨기과 분야가 약 4600건에 달했습니다. 위암, 대장암 등 소화기암과 두경부암 등 순으로 수술로봇이 사용되고 있었습니다. ◆수술로봇 트레이닝 센터=국내 대형병원에서 로봇을 이용한 수술이 늘어나면서 트레이닝 센터가 구축돼 있습니다. 의사들도 로봇을 이용해 수술하는 방법을 따로 교육받아야 합니다. 2009년 6월에 신촌세브란스병원에 '로봇수술 트레이닝센터'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문을 열었습니다. 교육센터는 3대의 실습용 로봇 수술 기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국내외 의사와 간호사, 해외 의료진들이 이곳에서 교육을 받았습니다. 2014년 기준으로 세계 33개국 누적인원 1042명의 해외 의료진이 교육을 받고 로봇을 이용해 수술을 집도하고 있습니다. 서울아산병원은 2013년 7월 수술로봇 트레이닝센터를 구축했습니다. 서울아산병원 교육연구관 7층 동물실험실 내에 트레이닝용 최첨단 다빈치 수술로봇을 갖추고 로봇수술 트레이닝센터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국내외 의료진들과 관련 전문가들에게 높은 수준의 교육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280건의 로봇수술트레이닝을 실시했고 해외 의학자의 트레이닝 건수도 48건에 이르는 등 로봇수술트레이닝센터로 자리 잡았습니다. 서울아산병원 로봇수술 트레이닝센터는 참가자들이 교육 전문가들로부터 동물실험실에서 최신 수술로봇을 이용해 동물을 대상으로 로봇수술을 교육받고 로봇수술 전문가들의 수술도 직접 참관할 수 있도록 구성돼 개인별 맞춤 트레이닝이 가능합니다.
▲이대목동병원의 싱글사이트는 빠른 수술 회복이 장점이다.
◆이대목동병원, 싱글사이트 로봇수술 200회 넘어=이대목동병원 로봇수술센터(센터장 문혜성, 산부인과)가 최근 싱글사이트 로봇수술 200례를 돌파했습니다. 산부인과 분야에서는 국내 최고 건수입니다. 이대목동병원 로봇수술센터가 2014년 11월에 싱글사이트 로봇수술 시스템을 도입 후 2015년 8월 싱글사이트 100례를 달성해 기념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한 바 있습니다. 빠르게 200례를 달성한 데에는 최소 침습 수술에서 의료진의 풍부한 경험과 높은 환자 만족도가 있었던 것으로 분석됩니다. 싱글사이트 로봇수술은 배꼽을 뚫어 하나의 구멍을 통해 수술하기 때문에 최소 3개의 구멍이 필요한 멀티사이트 로봇수술보다 고도의 기술이 필요합니다. 구멍 하나를 통해 모든 기구가 들어가다 보니 화면으로 보이는 입체감과 움직임의 공간성이 떨어지고 수술을 위한 기구도 장기를 잡아주는 지지력이 멀티사이트 수술보다 약합니다. 싱글사이트 로봇수술은 작은 공간에서도 주변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정교한 절개가 가능해 다른 수술에 비해 환자 회복이 빠른 장점이 있습니다. 수술 후 하루 안에 통증도 사라지고 장 기능도 회복돼 일상생활이 가능하게 되는 등 환자의 회복은 다른 수술들에 비해 빠른 편입니다. 센터에서 실시한 총 212건(2016년 1월 20일 현재)의 수술을 살펴보면 난소 혹 제거 또는 난소·난관 절제술이 69건, 자궁 절제술이 68건으로 많았고 자궁근종 절제술 59건 등 산부인과 수술이 주를 이뤘습니다. 문혜성 센터장은 지난해 우즈베키스탄, 중국 등을 방문해 강의했고 올해도 대만 의료진의 요청으로 대만 현지에서 싱글사이트 로봇수술 노하우를 전수할 계획입니다. 문혜성 이대목동병원 로봇수술센터장은 "싱글사이트 로봇수술이 장점이 많은 것은 사실인데 수술에 사용할 수 있는 기구의 제한이 있어서 의료진의 풍부한 수술 경험이 필수"라며 "흉터가 거의 없고 빠른 퇴원이 가능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젊은 가임기의 여성들이 싱글 사이트 로봇 수술을 많이 선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서울아산병원, 연간 1300건 이상 로봇수술=서울아산병원은 2007년 전립선암 로봇수술을 시작으로 신경과 혈관의 손상을 최소화하는 고난도 로봇수술 등 풍부한 경험을 갖췄습니다. 다양한 외과 분야에서 로봇수술을 적용해 치료 효과를 높이고 로봇수술의 안전성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서울아산병원은 연간 6만 건 이상의 풍부한 수술 경험을 갖추고 있으며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비뇨기과, 흉부외과, 대장항문외과, 내분비외과 등 다양한 외과 분야에서 매년 1300건 이상의 로봇수술을 적용하고 있으며 수술 기법 개발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서울아산병원 다빈치 로봇은 총 3대가 있는데 최신형 다빈치 Xi 모델 1대와 Si 모델 2대로 로봇수술을 실시 중입니다. 서울아산병원은 2015년 9월 다빈치 Xi 시스템을 도입했는데 기존의 다빈치 Si보다 정교한 수술이 가능합니다. 기능과 편의성이 강화돼 의료진의 수술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4개의 로봇 팔을 177도 각도로 움직일 수 있어 로봇 위치를 변경하지 않고도 넓은 수술범위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로봇팔의 길이가 5㎝ 늘고, 굵기는 약 6㎝ 가늘어져 복잡하고 깊은 부위의 수술도 보다 쉽게 할 수 있습니다. 2015년 10월까지 시행한 7208건의 로봇수술을 분야별로 살펴보면 전립선암이나 신장암 수술 등을 포함한 비뇨기과 수술이 3994건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직장암 로봇수술 등을 진행하는 대장항문외과 로봇수술이 884건으로 두 번째로 많았습니다. ◆고비용 부담, 국산화 서둘러야=로봇수술은 비용이 비싸다는 게 단점입니다. 전립선암 제거수술을 기준으로 일반 개복 수술을 하면 약 400여만 원의 진료비가 발생합니다. 로봇수술을 하면 700만~1300만 원까지 2~3배 이상의 비용을 환자가 부담해야 합니다. 다른 수술도 기존 개복과 복강경 수술에 비해 최소 2.5배 이상 환자가 비용을 더 지불해야 합니다. 최신형 로봇수술기인 대당 가격은 40억 원에 이르고 있고 한 달 소모품 교체비용과 유지비용으로도 1000만 원 이상이 필요합니다. 이 때문에 고비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산화 개발이 시급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입니다.
▲신촌세브란스병원의 경우 2005년 24건에 불과했던 로봇수술이 지난해 1802건에 이르렀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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