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아람코 상장시 시총 10조$ 이상?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과연 사상 초유의 조달러 단위의 시가총액을 지닌 기업이 탄생할 수 있을까.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가 상장을 준비하면서 조달러 단위의 덩치를 가진 기업이 탄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아람코의 기업 가치가 10조달러를 넘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압도적인 규모다. 세계 최대 석유회사인 엑슨모빌의 시가총액은 현재 3270억달러다. 시총 세계 1위인 애플의 시가총액도 최대였을 때 7560억달러로 1조달러를 넘지 못 했다. 문제는 아람코 자체 상장이 이뤄질지 여부다. 아람코는 지난 8일(현지시간) 사우디증권거래소에 기업공개(IPO) 관련 서류를 제출했는데 아람코의 적절한 지분을 상장하거나 또는 석유화학 제품 생산(다운스트림) 부문 계열사들을 상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과거 사우디 석유부 고위 자문을 맡았던 모하매드 알-사반 애널리스트는 아람코가 모기업 형태로 상장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아람코 계열사를 상장시키는 후자의 방안이 실현될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유가가 급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람코를 상장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알-사반은 아람코를 상장시킬 경우 소유주인 사우디 왕가의 금융 정보 등이 공개될 수 있다는 점도 사우디 정부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아람코의 계열사 상장은 전례도 있다. 아람코는 2008년 자국의 다운스트림 부문 계열사인 페트로 라빅을 상장시킨 바 있다. 아람코는 당시 페트로 라빅 지분 25%를 공개매각했다. 페트로라빅은 아람코와 일본의 스미토모 화학이 지분 37.5%씩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대규모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사우디 정부가 아람코 자체를 상장시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유가 급락으로 사우디는 지난해 980억달러에 가까운 사상 최악의 재정적자를 기록했다. 사우디의 외환보유고도 급감하고 있다. 지난해 11월말 기준 사우디의 외환보유고는 6355억달러였다. 사상 최대를 기록했던 지난해 8월의 7460억달러에 비해 15% 줄었다. FBR앤코의 채드 마브리 선임 애널리스트는 "조달할 자금 규모를 늘리면 아람코가 몇 년 더 저유가 상황을 버티는 여력이 생길 것"이라며 "이 경우 사우디가 현재 저유가를 더 오래 지속시켜 미국 셰일업계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략적 차원에서 아람코 자체 상장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아람코 관계자는 사우디의 정부의 결정이 있기까지 몇 개월의 시간이 더 걸릴듯 하다고 말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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