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 '골인' 마스

성탄연휴 끝난 뒤 '복싱데이'…다급해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거들

손흥민(왼쪽), 기성용(가운데), 이청용(오른쪽) [사진=토트넘, 스완지, 크리스탈 팰리스 홈페이지]

[아시아경제 정동훈 인턴기자] 손흥민(23ㆍ토트넘), 이청용(27ㆍ크리스털 팰리스), 기성용(26ㆍ스완지시티). 잉글랜드 프로축구에서 활약하는 이들에게 크리스마스는 축제가 아니다. 주전경쟁을 이겨내고 팀의 반등을 이끌어야 한다. 성탄 연휴가 끝난 뒤 열흘 사이 팀 당 세 경기를 하는 '복싱 데이(Boxing Day)'가 승부처이자 기회다. 복싱 데이는 매년 12월 26일을 가리킨다. 옛 유럽 영주들이 주민에게 상자에 담은 선물을 전달한 데서 유래했다. 영국은 이날을 공휴일로 정하고, 소매점들은 대규모 할인 판매를 한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도 팬들의 성원에 보답한다는 의미로 복싱 데이 기간에 2~3일 간격으로 경기를 배치한다.

손흥민[사진= 토트넘 홈페이지 캡처]

▶손흥민, 첫 복싱 데이 주전을 잡아라독일 프로축구에서 활약한 손흥민에게 복싱 데이는 첫 경험이다. 그는 2010년 함부르크에서 분데스리가에 데뷔해 바이엘 레버쿠젠(2013-2015년)에 몸담은 최근 4년 동안 연말에 경기가 없었다. 분데스리가는 매년 12월 20일을 전후해 전반기를 마치고 한 달 동안 휴식을 한다. 손흥민도 이 기간 구단 자선행사에 참여하거나 국내로 돌아와 쉬었다. 잉글랜드에 입성한 뒤 주전경쟁에서 밀린 그에게 이번 복싱 데이는 경쟁력을 입증할 기회다. 토트넘은 27일 노리치시티와 홈경기, 29일 왓포드와 원정경기, 다음달 4일 에버턴과 원정경기를 한다. 그는 지난 6일 웨스트브로미치 앨비언전부터 최근 정규리그 세 경기에 모두 교체 출전했다. 그 사이 경쟁선수들은 약진하고 있다. 2선 공격수 크리스티안 에릭센(23ㆍ2골6도움)과 델리 알리(19ㆍ4골2도움), 에릭 라멜라(23ㆍ2골3도움) 등이 공격 포인트에서 손흥민(1골1도움)을 앞섰다. 최전방 공격수 해리 케인(22)은 정규리그에서 아홉 골을 넣었다. 손흥민도 위기를 느끼는 것 같다. 그는 "노리치와의 경기를 위해 크리스마스 때도 훈련장에서 시간을 보내겠다"고 했다.

이청용[사진=크리스탈 팰리스 트위터]

▶부활하는 날개 이청용이청용은 오랜 침묵을 깬 중거리 슈팅으로 반전의 기회를 마련했다. 복싱 데이 기간 오름세를 살려 도약해야 한다. 그는 지난 20일 스토크시티와 원정경기에서 후반 43분 결승골을 넣어 2-1 승리에 기여했다. 시즌 첫 골이자 볼턴 소속이던 2011년 4월 9일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 경기 이후 무려 4년 8개월여 만에 정규리그 득점을 올렸다. 올 시즌 정규리그 다섯 경기에 교체로만 뛴 불안한 입지에는 변화가 생겼다. 스티브 패리시(62) 크리스탈 팰리스 회장은 지역 주간지 '크로이든 애드버타이저'와 인터뷰에서 "이청용이 슈팅하는 순간 골이라고 직감했다. 그는 수준 높고 기술적으로 매우 훌륭하다. 크리스마스 기간에 더 많은 출전 기회를 얻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앨런 파듀 감독(54)도 "이청용은 언제나 골을 넣을 수 있는 선수"라고 칭찬했다. 윌프레드 자하(23)와 야닉 볼라시에(26), 제이스 펀천(29) 등 쟁쟁한 경쟁 선수들 틈에서 존재감을 알린 만큼 다가오는 세 경기 활약 여부가 후반기를 좌우할 전망이다. 크리스탈 팰리스는 27일 본머스와 원정경기, 29일 스완지와 홈경기, 다음달 3일 첼시와 홈경기를 한다.

기성용[사진=스완지 공식 홈페이지]

▶강등 위기 다급한 기성용 스완지는 3승6무8패(승점 15)로 강등권인 18위다. 최근 일곱 경기째 이기지 못했다. 열일곱 경기에서 열다섯 골에 그친 공격력이 고민이다. 기성용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지난 시즌 여덟 골로 팀 내 가장 많은 골을 넣었으나 올 시즌은 공격 포인트가 없다. 그는 "우리 팀에 걸맞은 순위가 아니다. 강등권이라는 사실에 화가 난다"고 했다. 그러면서 "스트라이커만의 문제가 아니다. 열한 명 모두가 득점을 도와야 한다. 나도 골이 필요하다"고 했다. 다행히 경기력에는 큰 문제가 없다. 지난 21일 웨스트햄과 홈경기(0-0 무)에서 90분을 모두 뛰고 영국 '스카이스포츠'로부터 평점 8점을 받아 경기 최우수선수로 뽑혔다. 그는 "다음 경기에서는 승점 3점을 따야 한다. 더 이상 낭비할 시간이 없다"며 승리를 다짐했다. 스완지는 27일 웨스트브로미치와 홈경기, 29일 크리스털 팰리스와 원정경기를 한다. 이청용과 대결할 가능성도 있다. 다음달 3일에는 원정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를 상대한다. 그는 지난 시즌 맨유와 두 차례 대결에서 모두 골을 넣고 승리를 이끌었다. 정동훈 인턴기자 hooney53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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