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價의 역설]'신의 눈물' 없어서 못판다

로마네 꽁띠

[아시아경제 이주현 기자]장기화 된 경기침체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도 중형차 한 대 값에 맞먹는 수천만원짜리 와인이 국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한 잔 당 100만~200만원을 훌쩍 넘기고 병당 가격이 수천만원에 이르지만 국내에서는 없어서 못팔 정도로 인기다. 특히 최고가 와인은 경매에 자주 등장한다. 지난 16일 서울옥션에서 열린 미술품 경매에서는 연말을 맞아 와인 경매를 진행했다. 당시 경매에서 '돔페리뇽x제프쿤스 리미티드 에디션'이 5300만원, '샤토 무통 로칠드'의 이우환의 ‘점으로부터‘ 시리즈 라벨이 프린트 된 와인도 600만원에 낙찰됐다.특별 에디션 외 최고가 와인으로 알려진 와인은 '로마네 꽁띠'다. 와인 만화로 유명한 '신의 물방울' 첫 페이지에 등장하며 와인 마니아들에게는 '꿈의 와인'으로 통한다.'로마네 꽁띠'는 워낙 고가이다 보니 로비의 수단으로도 활용된다. '포스코 비리' 의혹을 받고 있는 정준양 전 포스코그룹 회장이 하도급 업체로부터 ‘로마네 꽁띠’를 받은 사실이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지기도 했다. 일반인들도 한국에서도 로마네 꽁티를 구할 수는 있다. 하지만 로마네 꽁띠 한 병을 사려면 도멘 드 라 로마네 꽁띠사에서 나온 다른 와인들, 즉 ‘라 따슈’, ‘리쉬부르’, ‘로마네 생 비방’, ‘그랑 에세조’, ‘에세조’ 등 6종 12병으로 구성된 와인 세트를 사야만 한다. 가격은 3800만원으로 최고가지만 수많은 와인 애호가들이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어 몇 년의 대기기간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로마네 꽁띠 올드 빈티지는 세계 유명 와인 경매장에서 한 병에 4000만원이 넘게 거래돼 최고가를 자주 갱신하는 것으로 유명하다.로마네 꽁띠는 지난 추석 와인수입사 신동와인이 12병으로 이뤄진 '로마네 꽁띠 세트'를 1세트 한정으로 선보여 관심을 끌었다. 높은 가격이지만 지난해에 비해 100만원 저렴해진 가격이다.이밖에 롯데백화점은 세계적인 와인 평론가 로버트 파커가 극찬한 '르로이 6병 세트'를 3300만원에 내놨고 이마트는 프랑스 1등급 05빈티지 와인을 5병 모은 선물세트(6세트 한정)를 748만원에 선보인 바 있다. 특히 이 와인은 6세트 모두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수천만 원에 달하는 고가의 와인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 판매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jhjh13@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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