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치 伊 총리 '독일 주도 긴축, 유럽 망하게 해'

FT 회견 '성장·고용회복을 추구하는 새로운 유럽이 돼야'

▲마테오 렌치 총리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사진)가 독일 주도의 긴축이 유럽 포퓰리즘 확산의 계기를 제공했다고 비판했다. 렌치 총리는 21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회견에서 전날 치러진 스페인 총선에서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가 이끄는 집권 국민당이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한 것을 언급하면서 "내 친구 마리아노에게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겠다"면서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앞으로 성장 없는 긴축의 최전선에 선 정부들이 정권을 잃게 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폴란드, 그리스, 포르투갈도 비슷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2월 취임한 렌치 총리는 유럽연합(EU)이 긴축 일변도를 접고 성장 위주의 정책으로 전환할 것을 꾸준히 요구해왔다. 렌치 정부는 독일과 러시아 사이의 가스관 건설 사업이나 이탈리아 중소은행 자금 지원 등을 놓고 EU 및 독일 정부와 사사건건 대립해왔다. 렌치 총리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가까운 사이이며 그를 존경한다"면서도 "하지만 우리는 솔직해야 한다. 유럽은 한 나라(독일)로 이뤄진 게 아니라 28개국 모두를 위한 것"이라며 날을 세웠다. 이탈리아 정부는 예산안과 부채 축소 문제 등을 놓고 내년에도 EU 집행부와 줄다리기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렌치 총리는 "우리의 부채는 내년부터 줄기 시작할 것이며 재정적자는 국내총생산(GDP)의 2.5% 아래로 유지될 것"이라면서 "독일이야 말로 GDP의 8% 수준인 무역흑자를 6%로 줄여야 한다"고 비판했다. 렌치 총리는 그러면서 유럽이 포퓰리즘, 무관심 등과 싸워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성장과 고용회복이라는 새로운 가치를 추구하는 동맹으로 거듭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재정에 대해 신경을 써야하는 것은 맞지만 (재정 목표만을) 지나치게 강조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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