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회 시내버스·지하철에 '불법 광고' 논란...지난 4~6월에 이미지 홍보 '티저 광고'...서울시 규칙상 '도박' 광고는 '불법'...서울시 '뒤늦게 알아 조치 못해', 마사회 '심의 거쳤다' 해명
한국마사회 이미지 홍보 광고물.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전국 각지에서 경마장·화상경마장(발매소)를 운영하는 한국마사회가 올 봄 서울 시내 대중교통시설물에 '불법 광고물'을 게시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 시에 따르면, 마사회는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2개월간 서울 시내버스ㆍ지하철, 버스 승차대 등에 일제히 이미지 홍보 광고물을 게시했다. 아무런 설명이나 주체를 표시하지 않은 채 말 가면을 뒤집어 쓴 남자가 당근을 손에 들고 "마! 자고 또 자고…주말에 그러는 거 아니냐"라고 외치는 내용이었다. 보는 이로 하여금 호기심ㆍ궁금증을 유발시켜 주목도를 높이는 전형적인 '티저 광고'였다. 마사회는 이후 5월 초 공식 보도자료를 내 해당 광고를 낸 것이 자신들이라고 버젓이 소개했다. 보도자료에서 마사회 관계자는 "공기업으로서는 파격적인 방식의 커뮤니케이션으로 렛츠런파크의 복합레저 이미지를 강화하려고 한다"는 기획의도를 밝히기도 했다. 온라인으로 똑같은 말 가면을 쓴 캐릭터가 등장해 가족 주말 나들이 장소로 마사회 경마장(렛츠런파크)를 홍보하는 동영상 광고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 광고물들은 계약 기간 종료 후 대부분 철거됐지만 아직도 일부 시내버스나 정류장 등에 부착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서울시의 대중교통 광고물 관리 규칙상 마사회 홍보 광고는 게시하지 못하도록 돼 있다는 것이다. 시는 지난 2012년 '시내버스 외부 광고 운영 개선 계획'을 발표하면서 병원 과대 광고, 성인용품ㆍ도박 등 사회 미풍양속에 반하거나 시민 정서에 해를 끼치는 광고, 선정적인 사진ㆍ문구가 들어간 광고, 여론 분열을 조장할 소지가 있는 광고, 특정 종교권유 광고 등을 걸 수 없도록 한 바 있다. 마사회도 주업종이 경마장ㆍ화상 발매소 등 '도박'이어서 엄밀히 따지면 이 광고도 '도박장' 홍보물에 해당돼 게시할 수 없는 셈이다. 그러나 시는 최근에서야 용산화상경마도박장추방대책위원회(대책위)의 신고로 이같은 사실을 알고 경위 파악에 나섰지만 이후 별다른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은 상태다. 계약기간이 끝나 이미 광고물이 철거된 것으로 확인됐다는 이유에서다. 시는 광고물관리를 맡은 버스운송사업조합ㆍ홍보대행사 등을 통해 경위를 파악한 결과 마사회가 아니라 '렛츠런파크'라는 이름으로 돼 있어서 도박 광고인 줄 몰랐다는 해명을 듣기도 했다. 시 관계자는 "도박 광고를 대중교통에 게첨할 수 없는 것은 맞다"며 "진상 및 경위 조사 결과 이미 광고물이 철거된 상황이라 다른 조치를 취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참여연대와 대책위는 21일 성명서를 내 "일반인들을 향해 반말로 집에만 있지 말고 경마장에 나와 도박을 하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며 "이 역시 대놓고 도박을 부추기는 반말의 광고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마사회의 불법ㆍ부당성과 반사회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마사회 관계자는 "관계 기관의 심의를 거쳐 법적으로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판단을 받아서 광고를 집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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