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제조기업으로 이달안 초안 작성…이르면 내년 1월 29일 인수계약 체결
[아시아경제 강구귀 기자] 유암코(연합자산관리)가 미국의 기준금리인상 이후 기업 구조조정에 속도를 낸다. 우선 1차 구조조정대상기업으로 12개사를 정하고, 실사·평가에 돌입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기업 부실이 확대되는 것에 대한 총력전이다. 채권단 중심의 지지부진한 구조조정 대신 메스를 적극적으로 대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빠르면 이달 30일에 보고서 초안을 만들고, 내년 1월 29일에 채권단과 협약채권(자율협약·워크아웃상 은행의 신용공여액)에 대한 인수계약을 체결한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유암코는 지난 9일부터 12개사에 대한 실사·평가를 시작했다. 12개사는 모두 제조기업으로 자산규모는 최저 499억원 최대 4696억원 평균 1884억원이다. 채권단은 이들 기업의 협약채권을 최저 448억원 최고 1511억원 갖고 있는데 평균 1038억원이다. 이들 중 산업은행이 주채권은행인 기업은 전체의 절반이 넘는다. 선박 크레인 제조사인 A는 자산 1706억원, 협약채권 1048억원이다. 선박의 선실을 만드는 적자사업부를 떼내고 수익성이 있는 선박크레인 사업부만 남겼다. 시멘트 제조업체 B는 2007년 개발사업 시행사를 맡은 자회사에 5150억원의 지급보증을 해줬으나 이후 이 사업이 무산되면서 빚을 떠안고 워크아웃에 돌입했다. 협약채권이 1087억원에 불과하지만, 보증채무가 협약채권의 4배에 달한다. 금융권은 보증채무의 원인이 되는 부지가 공매에 들어감에 따라 회생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상자용 판지제조업체 D는 협약채권이 672억원에 불과하고, 영업이익도 꾸준히 내는 기업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행정소송 결과에 따라 담합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 과징금 143억원이 추가로 부과 될 수 있는 점이 부담”이라고 밝혔다. 인쇄원지 제조업체 H는 KEB하나은행이 주채권은행으로, 만성적인 제지업계 공급과잉으로 지난 2009년 워크아웃에 돌입했다. 협약채권 규모는 1511억원이다. 금속 조립구조재 제조업체 J는 KB국민은행이 주채권으로 자산 1593억원, 협약채권 1020억원을 가지고 있다. KB국민은행의 여신 규모는 360억원이다. 전기장비제조업체 K는 우리은행이 주채권은행으로, 태양광모듈 제조를 전문으로 하지만 업황 위축으로 워크아웃에 처한 대표적인 기업이다. 채권단이 신규로 지원한 금액을 분할 상환하기로 했다가 중국업체의 과잉공급으로 피해를 봤다. 당초 K는 미국 등에 있는 대형 업체에 물품을 공급하면 채권단 지원액을 충분히 상환 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중국산 태양광모듈에 대한 유럽 등지의 반덤핑제재 결과에 따라 회사 상황이 호전 될 것으로 보인다. 플랜트사업 열교환기 제조업체 M은 기업은행이 주채권은행으로 기술력은 우수하지만 유동성이 일시적으로 부족한 상태다. 자산 499억원에 협약채권은 589억원 규모다. 기업은행은 200억원의 여신을 가지고 있다. 당초 구조조정 대상에 오른 내연기관 제조업체 원일은 산업은행이 4분기에 부실채권 매각 작업을 완료하기로 해 이번 대상에서 빠졌다. 협약채권 규모는 540억원으로 산업은행이 300억원의 여신을 가지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유암코는 해당 기업당 회계법인 2개를 투입해 가격을 산출하고, 이달 해당기업에 대한 현장 Q&A도 진행할 예정”이라며 “은행 위주 채권단이 빠르게 솎아내지 못하는 부실자산정리 작업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강구귀 기자 nin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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