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복합리조트, '빛 좋은 개살구'로 전락 위기

'복합리조트 개발사업계획 공고' D-DAY…유력 후보기업 줄줄이 포기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카지노 복합리조트가 사업을 시작하기도 전에 흔들리고 있다. 지난 8월27일 9개 지역(인천 6곳, 부산 1곳, 전남여수 1곳, 경남창원 1곳 등)을 최종 후보로 정한 복합리조트 사업은 이날까지 '복합리조트 개발사업계획 공고(RFP)'를 접수 받아 심사한 뒤 2개 내외의 업체를 선정할 예정이다. 하지만 복합지로트 진출을 추진하던 외국기업이나 국내 업체가 잇달아 포기하면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에서 '빛 좋은 개살구'로 전락할 위기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26일까지 문화체육관광부에 RFP를 제출한 기업은 5∼6곳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34개 기업이 지원해 지자체장과 지역 국회의원까지 유치 로비를 벌이던 8월의 열기는 온데 간데 없다. 이제는 '사업이 제대로 될 수 있을까'라는 회의론까지 나온다. 복합리조트 사업의 위기설은 그랜드코리아레저(GKL)가 10일 사업 포기를 공식화하면서 구체화됐다.이어 9개 후보지역 중 하나인 부산 북항재개발지역에 단독 참여했던 롯데가 합작사 말레이시아 겐팅과의 투자협의에 실패하면서 최근 참여를 전격 중단했다.해외자본 유치를 바라던 정부가 내심 기대했던 유력 후보들도 사업 포기의사를 밝혔다. 인천 미단시티에 '콘셉트 제안 요청(RFC)'를 제출한 홍콩 재벌 초우타이푹(周大福)과 인천 무의도·실미도 개발에 나선 필리핀 리조트 개발업체 블룸베리(Bloomberry)의 한국법인 쏠레어코리아도 포기했다.초우타이푹은 '투자 매력이 떨어진다는 판단'을, 쏠레어코리아는 '장기적인 해양리조트 개발'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중국 부동산그룹 신화련(新華聯)은 중국 정부가 부정적인 신호를 보내면서 이탈했다. 중국의 반부패 정책이 지속되면서 카지노 업황이 나빠진데다 경쟁국이라고 할 수 있는 한국 카지노 시장에 투자하는 것에 중국 정부가 차단한 것이다. 현재까지 RFP 공모에 참여한 기업은 인천 미단시티의 임페리얼퍼시픽, 인천국제공항 국제업무지구의 모히건 선·KCC 정도다. 그 외 인천항만공사와 토지 매입 협상 중인 중국 밍티엔 그룹 정도가 후보로 꼽힌다. RFP 참여의사 있는 일부 기업은 접수 요건을 맞추는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업계 관계자는 "복합리조트가 시작전부터 덜컹거리는 이유는 중국에서 불어온 '차이나 리스키'가 가장 큰 요인"이라며 "시진핑 주석의 반부패 정책이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중국 관광객에 의지했던 마카오 등 해외 카지노업계의 매출 위축이 장기화되고, 이에 따라 중국 관광객 유치를 사업 성공의 핵심으로 꼽는 복합리조트 사업 전망도 불투명해진 것"이라고 전망했다.여기에 RFP 접수에 5000만 달러를 사전 납입해야 하고, 향후 본격투자 때는 총 자본 1조원 이상, 외국인 투자 5억 달러(약 5783억원) 이상, 일정수준 이상 신용등급 유지 등 문화체육관광부가 제시한 까다로운 조건도 불확실한 사업전망과 함께 기업들의 마음을 돌리게 한 요인으로 꼽힌다.한편 국내 외국인카지노는 중국의 큰손 고객 유치가 안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GKL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26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2.5% 떨어졌고, 파라다이스도 115억원으로 60.5% 급감했다. 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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