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체방크 CEO '은행 보수 너무 많다' 쓴소리

▲존 크라이언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지난 7일 부임한 도이체방크의 존 크라이언(사진) 공동 최고경영자(CEO)가 금융권의 과도한 보수에 대해 쓴 소리를 내놨다. 감원·지점철수 등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는 도이체방크가 향후 보수삭감 등 강도높은 비용절감을 진행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24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크라이언 CEO는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한 컨퍼런스에 참석해 "내 계약에 왜 보너스가 포함됐는지 모르겠다"면서 "돈을 덜 받거나 더 받는다고 해서 그만큼 일을 더하거나 덜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은행권 보수가 너무 많다고 지적하면서 "돈을 조금 더 받는다고 해서 일을 더 많이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공감이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 많은 부(富)가 사람들은 다르게 행동하게 한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크라이언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대형 투자은행(IB)들을 중심으로 감원, 보수삭감과 같은 구조조정이 한창인 상황에서 나왔다.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PwC)에 따르면 2010년 이후 글로벌 IB들의 보수는 20% 정도 감소했다. 크라이언은 직원들의 행동이 장기적으로 회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기 위해서는 연봉 액수뿐 아니라 보수 체계 등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보수 지급에 대한 부분은 은행이 마치 그동안 사탕을 계속 먹던 아기에게서 사탕을 뺏기 어려운 상황에 처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3분기 순손실을 기록한 도이체방크는 올해와 내년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크라이언은 이같은 배당금 지급 중지가 직원들의 올해 보너스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히면서 다만 직원들과 주주들의 이익 사이에서 균형된 입장을 취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크라이언은 지난 6월 안슈 자인, 위르겐 핀첸 공동 CEO가 3년전 발생한 도이체방크의 금리담합, 돈세탁 등에 책임을 지고 물러난 뒤 올 7월 공동 CEO로 임명됐다. 도이체방크는 벌금, 소송 등 각종 비용 증가로 올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 감소한 73억유로를 기록했고 60억유로의 순손실을 나타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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