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비정규직만 양산하는 악법' 與 '노동시장 유연화로 경쟁력 높여야'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노동개혁 법안을 상정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첫날부터 격론을 벌였다. 환노위는 상정된 법안을 법안심사소위원회에 회부했다.16일 법안이 상정된 후 여야 의원들은 대체토론에서 노동개혁 법안을 놓고 갑론을박을 벌였다. 여당은 법안을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야당은 노동개혁법안이 비정규직만 양산할 것이라며 반대 견해를 나타냈다.특히 야당은 기간제 근로자법과 파견근로자법안에 완강했다. 기간제법은 35세 이상 비정규직의 계약기간을 현행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하며, 파견법은 파견근로자 대상을 55세 이상 전문직까지 확대하는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한다.이석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비정규직 기간 연장과 파견대상 확대는 노사정 합의가 안 됐는데 정부 여당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시간을 두고 각계 의견을 수렴하고 충분히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같은 당 우원식 의원도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하면 정규직이 높아진다고 정부에서는 주장하지만 실상은 다르다"면서 "결국 기업마음대로 비정규직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지금까지는 2년마다 근로자를 교체하는 부담 때문에라도 기업들이 비정규직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했는데, 법안 대로라면 그럴 필요도 없다"고 지적했다.특히 심 의원은 기간제 근로자들이 계약기간 연장을 희망하는 경우가 80% 이상이라는 정부측 설문조사 결과에 대해 "정규직 전환에 대한 문항은 빼놓고 질문한 엉터리 결과"라며 "국민을 호도해선 안된다"고 주장했다.반면 여당은 정부가 제대로 법안을 홍보해 여론을 이끌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인제 새누리당 의원은 "정기국회에 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노동개혁이 사실상 물건너간다"면서 "그동안 노사정 대타협 내용도 무의미해진다"고 말했다.이어 "노동개혁으로 우리나라 시장을 매력적으로 만들어 투자를 끌어들이지 않고는 성장동력 확충이나 일자리 창출이 불가능하다"며 "그렇게 되면 지금 일하는 근로자의 일자리 뿐 아니라 경제전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권성동 의원은 "금형 등 뿌리산업의 경우 근로자들이 정규직 채용에 응하지 않는다고 한다. 파견을 오히려 선호한다"면서 "근로자 환경을 제대로 살펴야 한다"며 정부의 노동개혁을 옹호했다. 일부 야당 의원들은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이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노동개혁 법안을 정쟁의 대상으로 삼아선 안 된다'는 취지로 말한 것을 두고 문제를 제기했다.은수미 새정치연합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에서 "여야가 논의할 문제를 정쟁의 대상으로 삼는다거나, 조속한 입법을 요구한다고 말하는 것은 사실상 국회 입법권을 훼손한 것"이라고 주장했다.우원식 의원도 "장관이 잘못된 것을 바로잡을 생각을 안하고 정치인 뺨치는 언어만 구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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