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을 읽다]'CO2를 붙잡아라!'

국내 독자 개발 이산화탄소 포집 공정기술, 국내기업에 기술이전

▲이산화 탄소 지도. 붉게 보일수록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은 지역이다.[사진제공=NASA]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라!"2007년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의 제 4차 평가보고서를 보면 20세기(1901년 1월1일~2000년 12월31일) 지구 온도는 0.74℃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그 온도 상승의 절반이 지난 20년 동안에 일어났다고 합니다. 지금은 10년에 0.2℃ 씩 높아지고 있다고 하는군요. 지구 온난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21세기 지구촌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키워드 중 하나는 이산화탄소(CO2)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온실가스의 주범이면서 앞으로 이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버텨낼 수 있는 나라가 많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이산화탄소 규제가 실시 중입니다. 새로운 규정도 앞 다퉈 나오는 실정입니다. 이 규정에 맞지 않으면 세계 경쟁력에서 뒤처지는 것은 물론 불이익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산화탄소에 대한 기업체의 대응책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원장 이기우)의 윤여일 박사팀이 독자 개발한 이산화탄소(CO2) 포집 공정 기술과 공정 설계 기술이 국내 한 기업에 기술 이전됐습니다. 이번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의 핵심은 이산화탄소가 굴뚝으로 빠져나가기 전 액체 흡수제를 통과하게 해 혼합 기체 중 이산화탄소만 선택적으로 흡수합니다. 이어 다시 열을 가해 액체 흡수제는 재생하고 분리한 이산화탄소는 지하에 저장하는 시스템입니다. 이산화탄소 포집 공정기술(CCS, Carbon dioxide Capture and Storage)이란 대표적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가 대량으로 발생하는 발전소와 제철소 등으로부터 이산화탄소를 효과적으로 흡수해 저장하는 기술을 말합니다. 기존 시설에 이산화탄소 포집 공정을 설치하는 것만으로 단기간에 대량의 온실가스를 감축 할 수 있습니다. 특히 바이오가스 공정에 이 기술을 적용하면 온실가스를 거의 배출하지 않으면서 풍력·태양열 등 기후에 영향을 받지 않는 신재생 에너지원(고순도 메탄)으로 탈바꿈 시킬 수 있습니다. 축분, 음식물 폐기물, 하수 슬러지 등을 발효해 얻는 바이오 가스는 50~60%의 메탄(CH4)과 40~50%의 이산화탄소로 혼합돼 있죠. 여기에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을 적용해 이산화탄소만 선택적으로 분리해내면 고순도 메탄을 얻게 되는 원리입니다. 이번 기술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 지난 5년 동안 추진한 결과물로 10㎿급 이하 중소 규모 상용 이산화탄소 배출 시설에 적용됩니다. 이산화탄소 포집 소재 개발에 그치지 않고 독자적으로 기본·상세설계는 물론 엔지니어링 데이터 와 장비 리스트 등 제반 공정 설계 패키지 기술까지 구축했습니다. 기업이 바로 사업장에 적용 가능한 수준까지 연구를 수행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이는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 전부를 원스탑으로 제공한다는 의미입니다. 이번 기술이전으로 국산 공정 설계 패키지가 없어 외국 업체에 라이선스 비용을 지불해오던 국내 업체들도 외국 제품보다 뛰어난 국산 이산화탄소 포집 공정 기술로 설비를 구축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해외에서 화학공정 라이선스를 구매하면 로열티로 20억 원 내외가 들어간다는 것을 감안하면 2020년까지 CO2 포집 설비를 5기만 건설한다고 해도 대략 100억 원의 수입대체 효과가 발생한다는 것이죠. 앞으로 전 세계적 이산화탄소 포집 공정과 저장 플랜트는 2030년 850기, 2050년 3400기로 증가할 전망됐습니다. 국내에도 CCS기술이 파급되면 2020년까지 연간 300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감축시키는 3조 원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번 CCS를 개발한 윤여일 박사는 "기술이전 계약을 통해 바이오가스를 국내 신재생에너지의 한 축으로 발돋움시켜 온실가스 감축과 함께 우리나라를 바이오 메탄 산유국의 지위까지 격상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습니다. 온실가스로 인한 지구온난화는 이제 외면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국내 연구팀이 개발한 CCS 기술이 CO2에 대응하는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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