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디스위스 'Fed 각성…내년말까지 네번 금리 인상'

네차례 금리인상은 변수 안돼…두가지 변수는 中투자·美물가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크레디스위스가 12일(현지시간) 공개한 2016년 세계 전망 보고서에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내년 말까지 네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크레디스위스의 보고서 제목은 'Fed 각성(The Fed Awakens)'이다. 이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근본적인 세계 경제 하강 압력 요인이 될 것이라는 의미라고 블룸버그 통신은 분석했다. 제임스 스위니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비롯한 크레디스위스의 이코노미스트들은 Fed가 내년 말까지 네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며 이 정도 속도의 긴축은 세계 경제에 큰 변수가 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충분히 예상 가능한 수준의 금리 인상 속도라는 이유에서다. 크레디스위스가 지목한 두 가지 '그레이스완(gray swan)', 즉 예측 가능하지만 마땅한 대책이 없어 세계 경제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악재는 중국 투자 부진과 미국 근원 물가 상승률 속도다. 특히 미국 물가가 들썩거려 Fed가 예상보다 더 빠른 속도로 긴축에 나설 경우 위험이 더 크다고 진단했다. 중국 투자와 관련해 크레디스위스는 중국 정부가 경제 위기를 불러오지도 않고 성장에도 기여할 수 있는 적절한 수준의 골디락스 투자를 유도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적절한 투자 유지는 중국 정부에는 쉽지 않은 과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투자 중심에서 내수 중심 경제로 전환을 꾀하고 있다. 하지만 크레디트스위스는 중국 정부가 투자 증가를 일으킬 수 있는 신용 대출을 완전히 차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 투자 효과가 점차 약해지고 있다는 점은 고민거리라고 지적했다. 투자가 되레 현재의 중국 경제의 불균형을 확대할 수도 있고 중국의 금융위기 위험을 높일 수도 있어 지나친 투자 확대는 되레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자본지출 규모가 미국의 상품 소비지출보다 더 커졌다고도 강조했다. 크레디스위스 분석에 따르며 중국의 총고정자본형성(GFCF) 규모는 미국의 상품(goods) 소비 규모를 넘어섰다. 다만 이것이 중국 투자가 미국 소비를 대신해 세계 경제의 엔진 역할을 할 것이라는 의미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서비스에 지출하는 소비 규모가 훨씬 크기 때문이다. 3분기 기준으로 미국의 서비스에 대한 실질 개인소비 지출 규모는 상품에 대한 소비지출 규모보다 두 배 가량 많았다. 크레디스위스는 두 번째 그레이스완으로 지목한 미국의 물가는 더 위험한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인플레 위험에 대해 별로 이야기가 되지 않고 있으며 따라서 금융시장이 예측하지 못한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크레디스위스는 "우리가 걱정하는 다른 시나리오는 선진국, 특히 미국의 근원 물가 상승률이 점점 높아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크레디스위스는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높아질 수 있는 이유로 네 가지를 꼽았다. 첫 번째로 지난 2년간 미국 경제가 잠재성장률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두 번째로 미국의 실업률이 5%까지 떨어져 Fed가 완전고용 상태로 판단하는 수준에 거의 근접했다는 점이다. 이는 임금 인상 압력을 높인다고 설명했다. 세 번째로 미국의 임금 인상 상승률은 지금도 높지 않고 장기적으로 이같은 현상이 지속될 수 있지만 신용 증가율은 빠르다는 점을 꼽았다. 마지막으로 현재 물가 상승 압력을 낮추는 요인이 되고 있는 강달러와 저유가의 영향력이 내년에는 줄 것이라는 점을 꼽았다. 이는 헤드라인 물가(에너지·식료품 가격 포함) 상승률을 높이고 결국에는 근원 물가(에너지·식료품 가격 제외) 상승률도 높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크레디스위스는 이같은 요인들로 인해 미국의 물가가 들썩일 경우 Fed의 긴축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예상에 경제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물가가 예상보다 들썩이면 Fed가 내년 말까지 네 차례 이상의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할 수도 있고 이는 금융시장 변동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크레디스위스는 그레이스완으로 언급한 두 가지 악재가 동시에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만약 동시에 발생한다면 세계 경제에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박병희 기자 nu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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