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경영권 분쟁 지루한 공방 속 2대주주 종업원지주회의 행보가 관건우위점한 신동빈 회장, 日 주주에 대한 확신 속 굵직한 현안 잇따라 해결신동주 측 설득 자신 "경영능력 문제삼을 것"[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오는 4일 100일 맞는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은 장기간 법적 공방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지지를 받고 있는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상대로 한국과 일본에 총 3개의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28일 롯데쇼핑 회계장부 열람·등사 가처분소송에 대한 첫 재판이 양측의 첨예한 공방 속에 진행됐다. 신 전 부회장측은 추가 소송도 진행하겠다고 예고했다. 지난 8월17일 롯데홀딩스 주주총회를 통해 한-일 원롯데 리더로서 우위를 점한 신 회장이지만 부친의 공개적인 지지와 조직적으로 재반격에 나선 신 전 부회장의 움직임이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이같은 상황에서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롯데홀딩스의 2대 주주인 종업원 지주회를 비롯해 일본 주주들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알 수 있듯 이들은 신 회장을 지지하고 있으며 최근 경영권 분쟁이 재발된 상황에서도 여전히 신 회장 편에 서있음을 분명히 했다. 특히 27.8%로 2대주주인 종업원지주회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종업원지주회의 의결권은 개별 구성원들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대표성에 따라 움직인다. 종업원들이 개별적으로 주식을 소유하고는 있지만, 사실상 개별 의결권을 포기하는 대신 배당으로 보상받는다.종업원지주회의 의결권은 지주 이사장 1명에 의해 행사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의결권을 행사하기 전에 이사회 개최 등을 통해 의견 수렴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사회 구성이나 구체적인 이사회 결의 방식은 베일에 싸여 있다. 종업원지주회의 이사장은 발족 이후 신 총괄회장의 가신이 맡았고, 롯데 사태가 발생하기 전까지만 해도 신 전 부회장의 라인이었다. 그러나 지난 8월 주총에서 신 회장의 편으로 돌아섰다. 또 여전히 신 회장에 대한 믿음이 확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이 경영권 분쟁 속에서도 순환출자 고리 80% 해소, 삼성그룹 화학부문 합병 등 굵직굵직한 현안을 처리할 수 있는 것도 일본 주주들의 지지가 뒷받침됐기 때문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신 회장 입장에서도 롯데홀딩스 지분이 1.4%에 불과해 종업원 지주회의 지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들의 결정에 의해 판이 완전히 뒤바뀔 수도 있다는 얘기다. 신 전 부회장측이 신 회장의 경영 능력 등으로 집요하게 종업원지주회 설득에 나서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신 전 부회장이 세운 SDJ코퍼레이션의 고문을 맡고 있는 민유성 나무코프 회장(전 산은금융지주회장)은 "신 전 부회장이 롯데홀딩스의 광윤사 지분 28.1%와 본인의 지분 1.62%를 합하면 29.7%의 지분을 갖게 된다"고 강조했다. 신 전 부회장으로서는 종업원지주회의의 의중을 돌려놓는 게 최대 숙제인 셈이다. 신 전 부회장은 광윤사 주주총회를 통해 롯데그룹 경영권을 가져오기 위한 칼을 빼들었지만 신 회장측에게 타격을 입힐 만한 실력행사는 어려운 상황이다.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롯데홀딩스의 최대주주인 광윤사를 본인 회사로 만들었지만 더 이상의 우군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민 회장은 "종업원지주회를 설득하기 위해 신 회장의 경영실패 사례 등을 집중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종업원지주회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경영능력에서 우위라고 판단한 신 회장을 선택했다면 역공전략으로 실패사례를 집중 제기해 그들의 마음을 돌려놓겠다는 복안이다. 민 회장은 "신 회장만 지지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현재까지는 신 회장이 훨씬 유리한 상황이다. 롯데그룹 고위 관계자는 "종업원지주회는 누가 롯데를 잘 이끌어갈지를 보고 지지를 결정한다"며 "이에 대한 결정이 지난 8월 롯데홀딩스 주총의 결과였고 이는 앞으로도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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