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분쟁 향방 가를 첫 재판 D-10'…신동주 vs 동빈 중 한 쪽은 '치명상'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왼쪽)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 "장남 신동주가 후계자"… 경영권 쟁탈전 진흙탕 양상신 총괄회장 롯데홀딩스 해임 무효소송 일대 전환점…오는 28일 첫 재판롯데그룹 이미지는 걷잡을 수 없이 추락…누가 이기든 한 쪽은 치명타[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지난 1997년 신격호 당시 롯데그룹 회장은 차남(신동빈)을 부회장으로 승진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이는 곧 신동빈 부회장을 한국 롯데를 이끌 후계자로 지목한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지난 2004년 10월5일에는 그룹 구조조정본부 역할을 할 경영정책본부를 신설한 뒤 사령탑으로 신 부회장을 앉혔다. 한국은 신동빈, 일본은 신동주 일본롯데 당시 전무가 맡는 것으로 기정사실화됐다. 그로부터 8년 뒤 신동빈 부회장은 회장으로 승진했고 지금까지 롯데그룹을 진두지휘했다. #"한국 풍속을 봐도 그렇고 일본도 장남이 후계자인건 당연한 일 아닙니까. 내가 나이도 많고 하니까 후계자는 장남에 넘길 거다 이렇게 생각해서 지가(신동빈) 욕심을 낸 건 사실이오." 롯데그룹 경영권분쟁이 터진 이후에도 정확한 의중을 알 수 없었던 신격호 총괄회장은 16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장남을 후계자로 지목했다. 그동안 롯데그룹의 후계구도를 완전히 뒤바꾸는 얘기였다. 롯데그룹 후계구도에 변화가 오는 것일까. 신동주-신동빈 형제간 경영권 싸움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진짜 의중에 관심이 집중됐던 신 총괄회장이 장남을 후계자로 지목했다. 십수년간 한국 롯데그룹을 이끌어왔던 신 회장에게 경영권을 찬탈했다는 표현까지 했다. 신 총괄회장이 직접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경영권 분쟁은 갈수록 진흙탕 싸움 양상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특히 신 총괄회장이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을 후계자로 지목한 것이 지배구조의 핵심 계열사인 롯데홀딩스 주주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되고 있다. 신 총괄회장과 신 전 부회장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상대로 이미 무더기 소송에 나선 가운데 오는 28일 예정된 첫 재판에 향후 분쟁의 향방을 가를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동주 vs 동빈 경영권 싸움 첫 재판에 갈린다=18일 롯데 및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신 총괄회장과 신 전 부회장이 롯데쇼핑을 상대로 낸 회계장부 열람등사 가처분 신청 사건의 심문을 이달 28일 오전 10시30분에 진행한다고 밝혔다.사건 심리는 서울중앙지법 민사51부 재판장인 조용현(사법연수원 22기) 부장판사가 맡는다. 신 총괄회장 측이 선임한 대리인은 김수창 변호사가 이끄는 법무법인 양헌이다. 신 회장측은 김앤장이 맡았다. 앞서 신 전 부회장은 지난 8일 조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롯데그룹의 경영권과 관련해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신 총괄회장은 이 자리에서 위임장을 통해 일본 법원에 자신의 롯데홀딩스 대표권 및 회장직 해임에 대한 무효소송을 이미 제기했다. 신 총괄회장은 롯데홀딩스 이사회의 긴급 이사회 소집 절차에 흠결이 있으며, 이에 따라 불법적이고 일방적인 이사회 결의는 무효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만약 일본에서 진행 중인 신 총괄회장에 대한 해임 무효소송의 결과가 신 전 부회장측에 유리하게 된다면 롯데그룹의 경영권 구도는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 전 부회장은 또 한국 법원에 호텔롯데와 호텔롯데부산을 상대로 이사 해임에 관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으며, 신 총괄회장과 함께 롯데쇼핑을 상대로 한 회계장부 열람등사 가처분 신청도 했다. 향후 추가 소송도 예고했다. 신 전 부회장의 자문을 맡고 있는 민유성 나무코프 회장(전 산은금융지주 회장)은 "광윤사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시작으로 일본에서 소송도 추가로 들어갈 예정"이라며 "일본에서 추가 소송은 아직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자료에 대한 요구권, 임원들의 비리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청구 등이 있을 수 있다 "고 전했다.

◆민낯 드러낸 롯데…그룹 이미지 걷잡을 수 없이 추락=문제는 롯데그룹의 이미지가 회복불능의 상태까지 갈 수 있다는 우려다. 롯데그룹은 지난 7월28일 첫 경영권 분쟁이 수면위로 모습을 드러낸 이후 8월17일 신 회장의 승리로 끝난 1라운드때까지도 반 롯데정서가 불거질 만큼 이미지에 치명타를 입었다.이후 신 회장은 추락한 그룹 이미지를 쇄신하고 어수선해진 한일 롯데의 분위기를 다잡는데 주력했다. 폐쇄적 경영구조까지 손댔으며 지난 9월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제2의 형제의 난은 없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하지만 신 전 부회장의 재반격으로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은 제2라운드에 돌입했으며 갈수록 신 회장에게 불리한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이 고령인 부친을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지만 갈수록 한계에 도달하고 있다는 것이 재계의 관측이다. 도덕적인 타격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신 총괄회장은 차남이 회사를 찬탈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온라인에는 신 회장이 회사를 갖기 위해 부친을 배신했다는 비판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법정싸움에서도 불리하게 작용될 수 있다.정부와 정치권의 압박도 부담이다. 지난 1라운드에서 최경환 기획재정부장관 겸 경제부총리는 "정부는 이번 롯데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필요하면 불투명한 기업 지배구조와 자금흐름을 관계 기관이 엄밀히 살펴볼 방침"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특히 "롯데그룹은 경영권 다툼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스스로 불투명한 지배구조를 개선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시장에서 그에 상응하는 대응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기업에 대한 소비자의 정서는 한 번 돌아서면 쉽게 회복되지 않는다"면서 "중요한 것은 후계자로 최종 결정되는 당사자가 책임감있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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