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 차남의 분당 사수작전 '通했다'…현대百 판교점 맞서 '선방'

AK플라자 분당점 리뉴얼 오픈 첫 주말 고객들이 발디딜틈 없이 몰려들고 있다.

분당 맹주 AK플라자 분당점, 현대百 판교점 오픈 한달 성적 예상외 선전채동석 부회장 대대적인 리뉴얼과 분당지역주민 마케팅 전략 효과로 분석[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채동석 애경그룹 유통부동산개발부문 부회장의 방어전략이 제대로 통했다. 현대백화점 판교점 오픈으로 최대 출혈지로 예상됐던 AK플라자 분당점이 기대 이상으로 선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대적인 리뉴얼은 물론 평소 공식석상에서 공개를 꺼려했던 채 부회장이 직접 나서 AK플라자 분당점 홍보에 나선 효과를 톡톡히 본 것으로 분석된다. 채 부회장은 지난 주 내부 임원회의에서 AK플라자 분당점의 성과를 보고 받고 관련 임원들을 일일이 격려했다. 현대백화점 판교점 오픈 이후 타격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됐던 분당점이 -3%대로 선방했기 때문이다. 당초 업계에서는 현대백화점 판교점 오픈으로 롯데백화점 분당점과 신세계 경기점, AK플라자 분당점 중 위치가 가장 가까운 AK플라자가 가장 큰 치명상을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심지어 -20~30%까지 빠질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왔다. AK플라자 역시 위협을 느꼈다. 분당점에 비해 2배 이상 규모가 큰 판교점은 충분히 우려할만한 존재였다. 백화점 3대 명품 중 하나로 불리는 루이뷔통이 분당점에서 철수하고 현대백화점으로 이동한 것도 자존심을 상하게 했다. 실제 판교점 후유증은 개점 첫 주에 여실히 드러났다. 일명 '오픈발' 효과에 AK플라자를 찾는 고객이 눈에 띄게 줄었기 때문이다. AK플라자 관계자는 "판교점 오픈 첫주에 평소보다 고객이 절반 이상 줄어 걱정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라고 귀띔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리뉴얼 오픈 기준으로 지난 8월21일부터 9월17일까지 매출 신장률은 -3%대에 머물렀다. 당초 애경그룹이 예상했던 -10%보다 훨씬 적은 수치인 셈이다. 추석 연휴 기간 매출은 되레 늘어 작년 같은 기간 대비 1%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애경그룹은 리뉴얼 효과와 함께 분당지역 고객을 대상으로 한 집중적인 마케팅이 효과를 본 것으로 보고 있다. AK플라자는 지난 8월21일 대대적인 리뉴얼에 들어갔다. 만남의 광장으로 유명한 1층 광장 '피아짜360'에서 매월 뮤지컬 갈라쇼와 미니 오페라 공연을 진행했다. 멤버스고객에게는 마일리지 적립제도를 대폭 확대해 상품에 대한 할인과 경품 증정 혜택도 쏟아냈다. 분당 고객을 타깃으로 한 철저한 지역 마케팅에 올인한 것이다.

채동석 애경그룹 유통부동산개발부문 부회장

분당점 매출 사수에는 평소 공식석상에서 노출을 꺼려하는 채 부회장이 직접 나섰다. 채 부회장은 리뉴얼 오픈 당시 "AK플라자 분당점은 지난 18년간 지역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한 분당 노하우를 최대한 살려 우리만이 할 수 있는 특화된 공간과 서비스를 제공해 나갈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했다"고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1997년 오픈한 AK플라자 분당점은 19년째 경기남부지역 1등 백화점의 자리를 줄곧 지키고 있는 지역의 랜드마크다.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의 애착도 매우 강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장 회장의 차남인 채 부회장이 분당점 매출에 특히 신경을 쓰는 이유이기도 하다. AK플라자 관계자는 "규모가 2배나 큰 백화점이 인근에 오픈했는데 한달 매출신장률이-3%대면 나쁘지 않은 수치"라며 "현장의 직원들도 경쟁 점포 오픈 첫 주 이후 점차 AK플라자를 방문하는 고객이 꾸준히 늘고 있음을 체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다만, 통상 백화점 점포의 경우 100일까지를 '오픈발' 효과가 있다고 보기 때문에 3개월까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대백화점 판교점 오픈에 따른 최대 출혈 백화점에 대해서는 업계의 예상이 엇갈리고 있다. 롯데와 신세계, 현대백화점은 AK플라자가 가장 클 것으로 보고 있고 AK플라자는 롯데 분당점의 매출이 가장 많이 빠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에 대해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롯데백화점 분당점은 올 추석 선물 세트 판매 실적이 수도권에서 상위권을 기록했으며, 9월 매출 신장율도 롯데백화점 기존점 평균 신장율과 비슷한 수준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롯데와 신세계는 각각 분당점과 경기점 점포 매출신장률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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