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B하나은행 출범]하나+외환의 '케미경영', 4長라인에 묘수있다

KEB하나은행 오늘 출범…자산 290조 공룡뱅크 이끌어갈 '통합경영학'은김정태 회장 중심 협업체제 재편…부회장직 부활로 '견제와 균형' 전략김병호 그룹전략·국내, 김한조 글로벌 영업 담당…서울銀 출신 함영주 융합 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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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1일 출범한 KEB하나은행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지주 회장-부회장-은행장으로 이뤄진 경영진의 구도다. 은행장직을 놓고 맞섰던 후보들이 부회장직을 맡으면서 회장과 행장을 지원하는 '4각 체제'인 것이다. 다른 금융지주에서 볼 수 없는 이같은 구도가 얼마나 조화롭게 실현되느냐가 통합은행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김한조 전 외환은행장과 김병호 전 하나은행장이 지주 부회장직에 오르면서 지난 3월 폐지됐던 부회장직이 다시 살아났다. 김한조 부회장은 글로벌 영업 부문을 맡고 김병호 부회장은 그룹 전략과 국내 영업을 담당한다. 글로벌 영업 부문에서는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이미 전면에 나선 상태다. 김한조 부회장이 외환은행에 30여년간 몸담았던 경험을 살려 김 회장을 뒷받침한다. 김병호 부회장은 과거 지주사장이 했던 코퍼레이션센터장을 겸하면서 그룹 전반의 전략과 국내 영업에 힘을 보탠다. 덕분에 함영주 행장은 국내 영업과 조직의 화학적 결합에 집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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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B하나은행이 부회장직을 되살린 이유는 경영과 전략의 균형감으로 해석할 수 있다.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김정태 회장을 중심으로 함영주 행장, 김한조ㆍ김병호 부회장이 포진해 빠른 의사결정을 단행함으로써 경영의 속도를 높일 수 있는데다 각각의 역할분담으로 전략의 균형감을 노렸다는 관측이다. 통합조직의 출범 초기인 만큼 권력의 집중에 따른 경영과 전략의 오류를 최소화하겠다는 의도도 보인다. 금융지주사 관계자는 "대표이사를 정점으로 행장과 부회장간 '견제와 균형'의 인사로 해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하나·외환의 화학적 결합에도 '회장-부회장-행장' 체제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은행 출신으로 파벌이나 계파에서 자유로운 함영주 행장이 화학적 결합을 주도할 수 있지만, 통합 과정에 노력해온 두 수장에게도 기회를 줌으로써 혹시 생길지도 모르는 내부 불만과 갈등을 사전에 차단했다는 것이다.문제는 4각 체제의 호흡이 매끄럽게 진행되지 않을 때다. 유기적인 의사소통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배가 산으로 갈 수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내부에서 지주 회장과 과거 행장을 맡았던 사람들을 따르는 '라인'이 생기거나 1인자와 2인자, 혹은 2인자와 3인자간의 의사소통이 제대로 안 된다면 '실패한 인사'로 남게 될 것"이라며 "출범 초기 이들의 관계 정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김정태 회장과 함영주 행장의 임기도 관심거리다. 김 회장의 임기는 2018년3월, 함 행장은 2017년3월이다. 산술적으로는 KEB하나은행의 실적에 따라 또 한번 행장을 교체할 수 있는 기회가 김 회장에게 있는 셈이다.자산 290조원의 'KEB하나은행'의 등장으로 은행권의 지각변동도 시작됐다. 출범과 동시에 은행권 1위(총자산 규모)로 뛰어오르면서 '리딩뱅크' 다툼에 가세한 형국이다. 국내외 점포수도 982개로 늘어나 국민은행(1158개), 우리은행(997개)에 이어 3위를 차지한다.KEB하나은행은 커진 덩치 못지않게 영업의 '질'도 높일 계획이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강점인 프라이빗뱅킹(PB)와 기업여신ㆍ외환금융을 합쳐 시너지를 내겠다는 것. KEB하나은행은 조직개편을 통해 자산관리그룹을 신설하고 PB사업본부를 그 아래로 편입시켰다. 또 스마트금융과 은퇴시장에서의 경쟁력도 강화하기 위해 미래금융사업본부를 미래금융그룹으로 격상하고, 행복노하우사업본부를 신설했다. 글로벌도 주요한 사업 목표다. 1967년 한국은행 외환부에서 독립해 설립된 외환은행의 특수성을 살리고 하나은행도 인도네시아와 중국에서 경쟁력을 키워와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그룹 전반의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에 직접 나서고 있는 데다 김한조 외환은행장이 지주의 글로벌 부문 부회장을 맡아 KEB하나은행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전폭 지원할 예정이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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