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 차관 '한국노총, 10%근로자 이익만 대변…청년 절박함 외면했다'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고영선 고용노동부 차관은 19일 "한국노총의 노사정 대화 복귀결정이 무산돼 노동개혁의 가능성이 줄었다"며 "일자리를 애타게 구하는 청년들의 절박함과 중소기업, 비정규 근로자들의 열망을 외면한 처사"라고 비판했다.고 차관은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일부 (한국노총) 노조원이 노사정위 복귀를 논의하고자 한 자신들의 회의를 물리력으로 저지하는 행태가 실망스럽다"며 이 같이 밝혔다. 전일 한국노총은 정책의결기구인 중앙집행위원회를 열어 노사정 대화 재개에 대해 논의하려 했으나, 일부 산하 산별노조 조합원이 회의실을 점거하며 무산됐다. 고 차관은 "민주적 절차에 익숙하지 못한 일부 노조원의 행태는 선진국에서는 보기 드문 것"이라며 "상황이 아무리 절박하다 할지라도 그들보다 상황이 더 열악한 영세사업장 근로자들과 청년 구직자들을 고려할 때 결코 바람직하다 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그는 "노동개혁은 양질의 일자리가 역동적으로 창출됨으로써 성장-투자-고용의 선순환이 이뤄지고 쉬운 취업이 가능한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라며 "공정성과 유연성을 높이는 방향의 노동개혁이 필요하고, 동시에 실업급여 확대 등 사회안전망을 획기적으로 확충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노동계의 노사정 대화 복귀를 무작정 기다릴 수 없는 만큼 정부 독자적인 노동개혁을 병행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고 차관은 "한국노총의 복귀 결정만을 무한정 기다리면서 노동시장의 공정성과 활력제고를 위한 개혁을 마냥 지체할 수는 없다"며 "정년 60세 의무화 시행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연말까지는 주요 개혁과제들이 마무리 돼야하기 때문에 한시가 급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그는 "당장 필요한 것이 통상임금, 근로시간 등 부분인데 연초부터 오래 얘기해왔고 상당부분 의견이 좁혀졌다"며 "고용보험, 산재보험 등 입법이 필요한 부분도 실무적으로 이미 논의를 시작했고 이견이 많지 않아 크게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정규직 사용연한 등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는 "논의가 필요한 부분인데 차근차근 진행하겠다"며 "노사정위가 가동되면 다시 의제로 논의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게 정부측의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노사정 대화가 재개될 경우 우선 의제로는 사회안전망과 통상임금 등 법안 논의를 꼽았다. 고 차관은 "통상임금 입법 문제가 빨리 마무리 돼야하고, 취업규칙, 능력중심의 인력관리, 사회안전망 부분이 (우선의제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며 "후속과제들로는 최저임금 등 이슈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한국노총이 논의에서 제외할 것을 요구한 취업규칙 변경ㆍ일반해고 요건 완화 가이드라인과 관련해서는 "한국노총이 복귀한 후 두 가지 의제를 포함해 나머지 의제를 논의하겠다는 (정부의)입장에 변화가 없다"며 "궁극적 합의에 이를지, 결과물이 어떻게 나올지는 노사정 논의 후 결론이 나와야 알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특히 고 차관은 "한국노총 지도부도 10%의 대기업, 조직 근로자의 이익 대변에 그칠 것이 아니"라고 쓴 소리도 던졌다. 그는 "90%의 중소기업, 비정규직 근로자, 116만 청년 취업애로계층의 고충에 귀 기울이고 국민 전체의 이익을 위하는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80만~90만 조직원의 요구를 단순히 수용하고 대변하는 역할이 아니라 우리나라 노동시장 전체를 바라봐야 한다"며 "지도부가 리더십을 발휘해 노사정 대화에 하루 속히 참여하고 양보와 타협의 정신을 발휘해달라"고 노사정위 복귀를 촉구했다.이와 함께 고 차관은 금호타이어의 파업과 관련해 "워크아웃에서 벗어난 지 1년도 되지 않았는데 과도한 임금인상을 요구하면서, 정년은 연장하되 임금피크제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파업에 돌입했다"며 "눈앞의 이익을 지키기보다 회사의 경쟁력을 높이고 일자리를 늘리는 지속가능한 발전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상대적으로 고임금을 받고 있는 대기업 정규직 노조가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해 지역경제, 협력업체, 그 근로자들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을 국민들도 더 이상 용납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자신들의 근로조건보다는 근로조건이 열악한 2,3차 협력업체 근로자의 근로조건 향상을 배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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