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품 경매, 연예인들 북적…온라인경매·복제품·미술주 등 그림투자 대중화 가속
K옥션 올 여름 경매에서 최고가(10억190만원)에 팔린 천경자의 '막은 내리고'.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얼마 전 서울 평창동에서 열린 A 경매회사 프리뷰. 국내 미술품 경매에 앞서 진행된 이번 경매 전 전시회에는 유독 연예인들의 발길이 잦았다. 연예인들의 연령대도 30대 젊은층부터 70대 이상까지 다양했다. 이 행사에 참석했던 최성환 유화증권 연구원은 "최근 프리뷰를 둘러보다 보면 연예인을 포함한 유명인들이 부쩍 눈에 띈다"며 "상위 1% 부유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미술 투자가 대중화되고 있는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미술 경매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아트 재테크' 열풍이 불고 있다. 그림 한점당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을 호가해 기존에는 부자들의 재테크 수단으로 여겨졌지만 최근 다양한 계층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온라인 경매, 복제 미술품, 미술 관련주를 중심으로 미술 투자도 대중화되는 모습이다. 18일 아트프라이스에 따르면 단색화 인기가 높아지면서 지난해 국내 미술품 경매 시장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34.8% 증가한 971억원 규모를 기록했다. 지난 2010년 924억원이었던 이 시장은 2011년 905억원, 2012년 892억원, 2013년 720억원으로 줄어들었다가 2014년 성장세로 전환했다. 이 같은 성장세는 올해도 이어져 상반기에만 전년 동기대비 59% 급증한 627억원을 기록했다. 미술 경매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아트 재테크도 대중화되고 있다. 아트 재테크 대중화의 대표적인 분야 중 하나가 '복제화'인 프린트 베이커리 시장이다. 유명작가의 원화를 디지털 판화 형태로 찍어내고 친필 서명을 덧붙이는 프린트 베이커리는 1점당 적게는 수만원, 많게는 100만원 수준으로 가격이 형성된다. 고가의 미술품을 구입하기 어려운 사람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높은 편이라 진품은 아니지만 또 다른 투자 수단으로 여겨진다. 이 시장은 2012년 8700만원에서 지난해 2억8400만원 시장으로 성장했다. 올해는 20억원, 내년엔 50억원 규모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박가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프린트 베이커리 가격은 보통 1점당 100만원 미만이지만 한정 수량으로만 찍어내기 때문에 희소성이 높은 편"이라며 "복제화지만 향후 작가 인지도가 더 높아지면 가격이 상승할 수 있어 투자 수익을 노리는 수요도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경매 시장도 활성화되고 있다. 누구나 쉽게 미술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고 유통 단계의 가격 거품을 제거해 최근 미술품 대중화를 이끌고 있다. 미술 관련 주식도 투자 대안으로 여겨지고 있다. 1주당 가격이 적게는 수천원에서 많게는 수만원으로 누구나 손쉽게 투자할 수 있어 접근이 쉬운 아트 재테크 수단으로 손꼽힌다. 최근 미술 경매 시장 활성화가 주가 급등으로 이어지면서 투자자들도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경매업체 서울옥션 주가는 지난 1월2일 5130원에서 지난 17일 2만3300원으로 올랐다. 올 들어 354% 급등이다. 서울옥션은 국내 경매업체 중 유일한 상장사인데다 경매 낙찰총액 점유율 50%인 1위 사업자다. 자전거 사업과 미술 전시사업을 병행하는 에이모션은 지난 1월2일 1415원이었던 주가가 지난 17일 3055원으로 116% 치솟았다. 전시 인테리어 업체인 시공테크도 올 들어 113% 뛰었다. 시공테크 주가는 1월2일 3475원에서 지난 17일 기준 7400원으로 올라섰다. 서울옥션에 투자한 미래에셋자산운용과 권성문 KTB투자증권 회장은 이미 실현한 매매차익과 지분 평가차익을 합해 각각 200억원 안팎의 차익을 올렸다.이 같은 분위기에 힘입어 아트펀드 시장도 다시 살아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2006년 '서울명품아트사모1호펀드'를 시작으로 아트펀드 18개가 출시됐지만 수익률 부진으로 대부분이 해산 또는 청산한 상태다.최성환 유화증권 연구원은 "최근 해외 유명 컬렉터를 중심으로 국내 단색화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져 앞으로도 한국 미술 시장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미술 관련주, 프린트 베이커리 등을 중심으로 미술 투자 대중화도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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