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현장경영' 속도내나…금주 內 반도체 공장 방문(종합)

▲17일 서린동 SK본사 사옥으로 출근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기자들의 질문을 받으며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김혜민 기자]"최대한 빨리 움직여 보려고 합니다. 현장을 가봐야 제가 파악해볼 수 있으니까요."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출소한 지 나흘째인 17일에도 서울 서린동 SK본사로 출근해 이번 주 내 현장 방문 계획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웃으면서 이같이 대답했다.최 회장의 경영 복귀가 당초 전망보다 빨라졌다. 14일 자정에 출소된 직후 자택이 아닌 회사에 들러 가족들과 임원진들을 만나 2시간 가량 회동한 데에 이어 15일에는 11시 반께 출근해 경제활성화를 위한 기본 방향을 의논하기 위해 임원진을 소집했다.광복절 휴일 마지막이었던 16일 일요일에도 그룹 업무 파악 차 10시 반께 회사를 찾았으며 '쉴 틈 없는'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룹 내부에서조차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재벌 총수 중 역대 최장 기간인 2년 7개월(926일)간 복역한 터라 건강이 악화돼, 당분간 자택에서 휴식을 취한 후 경영에 복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무리하는 게 아니냐'는 일부 시각에도 걸음을 재촉하는 이유는 사면 전 약속했던 '경제살리기'에 부담을 떠안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최 회장과 함께 사면될 것으로 점쳐졌던 최재원 SK그룹 부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구본상 전 LIG넥스원 부회장, 구본엽 전 LIG건설 부사장 등은 모두 제외됨에 따라 단독 사면에 대한 부담감도 한몫한다. 광복절 특사 이슈가 'SK' 로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SK그룹은 조만간 신속한 내수활성화 발표를 통해 특사 취지를 살릴 것으로 보인다. 이날 최 회장은 주요 계열사 사장단을 소집하고 본격적인 경영 정상화에 나섰다. SK그룹 관계자는 "사실상 최 회장의 경영 복귀가 출소와 동시에 이뤄졌다고 보면 된다"며 "휴식기 없이 곧바로 경영 일선에 돌입한 것으로 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이날 최태원 회장은 오전 9시55분께 서울 서린동 SK본사로 나왔다. 14일 출소 이후 4일 연속 출근이다. 최 회장은 이날 35층 SK클럽에서 SK하이닉스 등 스펙스추구협의회 소속 17개 주요 계열사 CEO들과 함께 오찬을 나누며 출소 후 첫 대면식을 가질 예정이다. 오찬에는 박정호 SK C&C 대표와 조대식 SK홀딩스 대표를 비롯해 박성욱 SK하이닉스 대표, 정철길 SK이노베이션 대표, 장동현 SK텔레콤 대표 등이 참석한다. 이 자리에서 최 회장은 어려운 상황에서 위기를 극복한 계열사 CEO 및 구성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향후 세부적인 보고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최 회장은 투자계획안도 이날 오찬 자리에서 거론되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지금 안그래도 결정하거나 논의해보려고 회의를 소집했다"고 말했다. 오늘 혹은 내일 중으로 결과가 나오겠냐는 추가 질문에는 "최대한(그렇게 하겠다). 회의는 끝내봐야 하니까"라고 덧붙였다.이번주 현장 방문 계획에 대해서는 "최대한 빨리 움직여 보려고 한다"면서 "현장을 가봐야 제가 파악해볼 수 있으니까요"라고 강조했다.최 회장의 첫 공장 방문 예정지는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주 내에 현장을 찾아 사업 현황 등을 살펴보고 추가 투자 방안을 내놓을 전망이다. 최 회장이 의정부교도소에서 출소한 직후 "에너지·통신·반도체에 모두 역점을 두고 집중하겠다"고 밝힌 만큼 관련 계열사들이 발걸음이 분주해질 것으로 보인다.SK하이닉스는 2020년까지 반도체 생산라인 증설과 설비보강 등에 30조~40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매년 5조원 가량씩 연간 설비투자 비용으로 지출해온터였지만, 최 회장 경영 복귀 이후 추가 장비 구입 및 증설 등이 이뤄지면 최대 50조원까지 투자규모가 확대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다른 계열사 현장 방문도 이번주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특히 창조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공을 들여온 대전이나 세종 창조경제혁신센터 방문도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25일로 예정된 SK하이닉스 이천공장 M14 반도체 생산라인 준공식에도 참석해 대규모 투자안을 직접 발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의 중장기 경영계획이 담긴 '뉴 SK 비전'은 이달 중 발표할 예정이다. '뉴 비전'에는 계열사별 투자 방안과 고용 확대 계획, 신사업 추진 등 등 경제활성화 대책이 담길 것으로 전망된다. SK그룹 관계자는 "오늘(17)일 오찬 후 개략적인 투자 계획 등이 논의되지 않을까 싶다"면서 "구체적인 투자규모 등이 담긴 경영비전은 수일 내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산업부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산업부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