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새 8조 적자 현대重·대우조선·삼성重임원감축·비핵심자산 매각 등 대규모 구조조정올해 3000명 감원설도 나돌아[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해양플랜트 부실로 최근 1년 사이 8조원 규모의 적자를 낸 조선 '빅3'에 고강도 구조조정 태풍이 몰아치고 있다. 임원 감축, 비핵심 자산 매각, 조직슬림화 등 사용가능한 선택지를 총동원하는 모양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결국 인력 감축 카드까지 꺼내들었다. 올 한 해 동안 최대 3000여명이 감원될 것이라는 얘기도 나돌아 국내 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팔고 자르고'…칼빼든 조선 3사= 가장 먼저 구조조정에 착수한 곳은 현대중공업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3조원대 영업손실을 내면서 임원 30% 감축을 시작으로 과장급 이상 사무직 1500명과 15년 이상 근속 여직원 대상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최근에는 40대 임원을 대거 발탁하는 등 임원진을 대폭 물갈이했다. 계열사 정리에도 나섰다. 올 초에는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현대오일뱅크가 각각 보유하고 있던 현대자원개발 지분을 현대종합상사에 매각하는 방식으로 흡수 합병을 진행했다. 수익창출이 어려운 금융계열사(현대기업금융ㆍ현대기술투자ㆍ현대선물) 3곳은 통폐합하기로 했다. 올 3월에는 조선 계열사인 현대미포조선ㆍ현대삼호중공업의 재정ㆍ회계ㆍITㆍ홍보 등 현대중공업 업무와 유사한 부문을 통합했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역시 현대중공업의 구조조정 절차를 따라가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11일 인력 감축을 포함한 자구안 세부계획을 발표했다. 부실경영 책임이 있는 임원에 대한 인사 조치를 통해 임원 규모를 30% 가량 줄이기로 했고 조직규모도 자원 재배치 등을 통해 30% 가량 축소시키기로 했다. 부장 이상 고직급자 1300명을 대상으로 9월 말까지 희망퇴직 또는 권고사직 등 감원도 진행한다. 정성립 사장은 그간 인위적인 인력 구조조정은 없다고 공언해왔지만 수조원대 적자 앞에 결국 백기를 들었다. 이 외에도 풍력자회사 드윈드 등 조선ㆍ해양과 무관한 자회사는 전부 정리하고 비핵심 자산은 본사 사옥을 포함해 전부 팔기로 했다. 삼성중공업도 이런 흐름에서 크게 비켜가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해 3000억원대 손실에 이어 올 2분기 1조5000억원 규모의 적자를 내면서 자구안 마련이 시급해졌기 때문이다. 삼성중공업은 13일 거제 조선소에서 박대영 사장 주재로 임원 회의를 열고 구조조정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삼성중공업은 임원수를 감축하고 유사기능 통폐합 등을 통해 중복업무를 제거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할 방침이다. 생산과 직결되지 않는 비효율 자산 매각에도 나서기로 했다. ◆살아나지 않는 업황ㆍ거세지는 노조 반발은 어쩌나= 조선 3사가 인력 감축을 포함한 살벌한 구조조정에 나선 것은 원가절감 등의 방법 외에는 뾰족한 방안이 없기 때문이다. 수주로 먹고 사는 조선업계 특성상 발주가 늘지 않으면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이 '팔고 자르는' 방법 밖에는 남지 않는다. 하지만 임직원들의 희생을 동반한 고강도 구조조정에도 불구하고 향후 실적이 그리 밝지만은 않다. 82조원 규모의 해양플랜트 수주잔량이 남아 있는데다 공기 지연 등의 우려가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만큼 추가 손실 가능성도 있다. 대규모 감원을 공식화하면서 노조와의 관계도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다. 임금협상을 둘러싼 갈등이 구조조정 반대 투쟁, 결국 파업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앞서 희망퇴직을 단행한 현대중공업은 노사 관계가 급격히 틀어져 19년 만에 파업이 현실화되기도 했다. 특히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정성립 사장이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고 단언해온터라 노조의 반발이 더욱 거세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임원 몇명 자르고 부장급 몇백명 내보내 인건비를 줄이는게 재무개선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느냐에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며 "공백에 따른 업무 차질과 노사 간 신뢰 저하는 경영 정상화에 오히려 마이너스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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