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귀국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기자회견에 앞서 사과인사를 하고 있다.
신동빈 회장, 3일 귀국해 대국민 사과…형의 일본어 여론전에 맞서 100% 한국어로 기자회견귀국직후 신격호 총괄회장 만남 성사…결과는 지켜봐야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 김소연 기자]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3일 국민 앞에 고개 숙이며 사과의 뜻을 나타냈다. 신 회장은 다소 긴장된 표정으로 준비된 사과문 낭독을 한국어로 마쳤다. 또 기자들과의 질의응답도 약간 일본 억양이 섞이긴 했지만 100% 한국어로 이어갔다.신 회장의 이날 대국민 사과문으로 시작된 행보는 형인 신동주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국내서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의 영상 및 육성, 지시서를 공개하는 초강수 여론전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특히 신 전 부회장의 인터뷰와 육성 공개 등이 100%로 일본어로 진행되면서 불러온 역풍에 맞서 신 회장의 기자회견은 모두 한국어로 이뤄졌다. 신 회장은 이날 오후 2시30분께 입국장에 들어서자마자 대국민에게 사과했다. 그는 "먼저 국민 여러분께 이런 사태가 일어난 것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미안합니다"라고 말하며 크게 고개를 숙였다. 자신이 한국에서 국민과 함께 롯데를 키워온 사람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 부회장이 공중파와 진행된 인터뷰에서 한국어를 하지 못해 '롯데=일본'이라는 인식이 각인된 것을 다분히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 회장은 "저는 한국에서 총괄회장님과 임직원과 함께, 국민과 함께 롯데를 키워왔던 사람"이라며 "이런 사태가 빨리 해결되고 총괄회장님의 창업정신 따라 우리 국가경제 발전을 위해 이바지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또 롯데는 매출 95%가 한국에서 일어나는 한국기업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신 전 부회장이 신격호 총괄회장의 해임지시서와 육성음성을 공개한데 대해서는 '무효'라고 주장했다. 신 회장은 "해임지시서는 법적인 효력이 없는 서류"라며 "가까운 시일 내에 아버지 신 총괄회장과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세간에 돌고 있는 여러 비난의 소재에 대해서도 명확히 했다. 그는 '롯데는 일본 기업인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도 "95%의 매출이 우리나라(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다"면서 롯데는 "한국기업이다"라고 강조했다.다만 신 총괄회장의 건강 상태에 대해서는 "여기서 말하기는 어렵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쳤고 마지막 만남도 지난 7월8~9일께라고 대답하면서 부자 간 관계가 소원해졌음을 시사했다.이날 귀국한 신 회장의 행보를 놓고 향후 롯데그룹의 운명이 갈릴 중요한 사안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신 회장은 우선 타협점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기자회견 직후 신 총괄회장이 있는 롯데호텔로 이동해 현재 만남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날 회동이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의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지, 타협점을 찾게 될지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는 상황이다. 2일 공개된 신 총괄회장의 영상에서 차남을 절대 용서할 수 없다고 여지를 잘랐기 때문이다. 다만 신 전 부회장이 지난 2일 방송과의 인터뷰를 통해 신 회장을 용서할 마음이 있다고 밝혔던 만큼 아버지를 설득해 극적인 타협점을 찾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김소연 기자 nicksy@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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