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家 형제 공수교대…입국하는 신동빈, 입에 쏠리는 눈

왼쪽부터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신동주 전 일본 롯데 부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경영권을 둘러싸고 첨예하게 대립하던 롯데가(家) 형제가 공수교대(攻守交代)에 나섰다. 국내 여론전에 총력을 기울인 장남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출국길에 오르고,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입국해 그간의 침묵을 깰 예정이다. 장기간 성사된 적 없던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 부자의 만남 여부도 관심사다. 3일 롯데그룹 및 업계에 따르면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이날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출국, 일본으로 돌아간다. 한·일 언론과의 인터뷰 및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 육성 공개 등 신 전 부회장 중심으로 전개되던 여론전도 마무리 되는 셈이다. 그는 전날까지도 공중파 방송을 통해 아버지의 공식 입장 동영상을 공개하는 등 '신 총괄회장이 결정한 후계자는 본인'이라는 점을 피력해왔다. 일본이름을 쓰고 일본어로 인터뷰 하는 모습이 전파를 타면서 확산된 반(反) 롯데그룹 정서를 의식한 듯, 아내와 함께 한국어로 "국민여러분 죄송합니다"라며 고개를 숙이는 모습까지 보였다. 신 전 부회장은 일본으로 출국한 후 우호지분 확보를 위해 한일롯데의 최상위 지배기업인 광윤사 등을 방문할 예정이다. 국내에서의 역할은 어느정도 끝낸 것으로 판단, 일본으로 넘어가 우호세력 결집에 나서려는 것이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지난달 31일 주총 소집 안내장을 주주들에게 발송한 상태다. 반면 신동빈 회장은 입국과 동시에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국면 전환을 위한 반격에 나설 예정이다. 주로 영상을 통해서 일방향으로 입장을 표명하던 신격호·동주 부자와는 달리 언론과의 공개 질의응답을 진행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그간 한국 사업을 총괄해 진두지휘했던 만큼 국내 정서 및 여론에 보다 적극적이고 융통성있게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뺨을 맞는 등 수세에 몰렸다는 신 전 부회장 측 주장으로 조성된 '동정론'을 활용하는 한편, 그간 한일 롯데의 사업을 위한 본인의 역할과 노력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신동빈 회장측이 추진하겠다고 밝힌 '부자간 면담'이 대화가 성사될 수 있을 지, 어떤 방식으로 아버지를 설득할지도 관심사다. 신 회장의 주도로 자신이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서 해임됐다는 데 대해 신 총괄회장이 공식적으로 격분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양측의 갈등이 쉽게 봉합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신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을 앞두고 세 집결 등 필요한 준비작업을 끝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만큼, 신 총괄회장의 이해를 구할 방법에 대해서도 어느정도는 답을 내렸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신동빈 회장은 특히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진, 종업원 지주회(우리사주)를 만나 지지를 호소하는 한편, 유니클로 회장을 비롯해 미즈호은행·미쓰이스미토모은행 관계자들과 접촉해 롯데의 경영상태에 대한 불안감을 불식시키는 등 사업 안정화 작업에도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재계 관계자는 "그동안의 형세가 신동주 전 부회장의 독무대였다면, 신 회장의 입국으로 반격이 시작될 것"이라면서 "신 회장의 귀국 이후 행보가 롯데 경영권 분쟁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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