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두배 차이…쩍 벌어진 勞使異夢

뜨거운 최저임금…노동계 1만원 요구에 경영계 동결 주장최악의 기업상황 속에서…협상 진통 예고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최저임금 인상을 둘러싼 논란이 올해도 뜨겁다. 내년 최저임금으로 노동계는 시간당 1만원, 경영계는 5580원 동결카드를 꺼내 들며 그 어느 해보다 간극도 크다. 하지만 최저임금 인상을 통해 소득격차를 완화하려는 시도가 최근 전 세계적으로 이뤄지고 있고 우리 정부 역시 인상 필요성을 제기한 상태여서 인상폭이 예년에 비해 얼마나 커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일각에서는 최저임금을 사업 종류에 따라 구분ㆍ적용하고, 근로자가 4인 가족과 최소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생활임금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19일 고용노동부 산하 최저임금위원회에 따르면 18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5차 전원회의에서 노동계를 대표하는 근로자위원들은 올해보다 79.2% 오른 시급 1만원, 월급 209만원으로 내년 최저임금을 인상할 것을 요구하는 안을 제출했다. 경영계를 대표하는 사용자위원들은 원칙적 동결(5580원)을 요구했다. 노사가 내년도 최저임금에 대한 첫 카드를 꺼내듦에 따라 위원회는 오는 25일 6차 전원회의까지 합의를 이끌어낸 후 29일 최종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양측의 주장은 예년과 동일하다. 노동계는 저임금 노동자의 안정적 생계유지를 위한 큰 폭의 인상, 경영계는 최저임금 인상이 기업 경쟁력저하와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것이란 입장이다. 경영계는 원칙적 동결을 전제로, 필요시 서비스업, 운송업 등 일부 업종에 대해 임금가이드라인 수준(1.6%)의 인상률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한국경영자총협회 측은 "노동생산성 측면에서 현 최저임금은 매우 과도한 수준으로 당분간 최저임금이 안정될 필요가 있다"며 "저임금 단신근로자 보호라는 최저임금제의 정책적 목표는 이미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반면 한국노총 측은 "최저임금 1만원은 저임금 근로자들이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임금"이라며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인상하면 저소득층의 소비가 촉진돼 내수 부양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노사는 이날 회의에서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 지급, 가구생계비 병행조사 등에 대해서도 논의했으나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노동계는 업종별 차등은 저임금 노동자의 생존권 보장이라는 최저임금제 취지에 맞지 않다고 반대했다. 또 최저임금 결정 시 가구 생계비를 고려해야한다는 노동계의 주장에 대해 경영계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섰다. 그 어느 해보다 양측의 간극이 크다보니 오는 29일까지 타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올해 최저임금은 시급 기준으로 작년보다 7.1% 오른 5580원, 월급 116만 6220원(월 209시간 기준)이다. 지난해까지는 최저임금을 산정할 때 기존에는 노동자 100명을 임금에 따라 일렬로 세웠을 때 50번째 노동자의 임금인 '중위 임금'을 소득분배 지표로 사용했지만 이번 논의부터는 소득 분배가 악화되고 있는 상황을 더 잘 반영할 수 있는 '임금 평균'이 지표로 추가됐다. 특히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3월 "내수 진작을 위해서라도 최저임금을 빠른 속도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정부의 입장도 최저임금 인상을 통해 소득격차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여야 역시 전년 수준 이상의 인상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기권 고용부 장관은 최저임금 심의 전 위원회측에 "소득분배 개선을 위해 최저임금을 단계적으로 인상할 계획"이라며 이 같은 내용을 반영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최저임금제가 소득격차를 완화한다는 것은 이미 입증된 사실이다. 최하위 20% 소득계층에 속하는 근로자들의 월급을 늘려 고소득 근로자와의 격차를 좁히고 소비 활성화까지 기대할 수 있다. 최 부총리가 주장해온 '소득주도 성장론' 역시 이 맥락에서 읽힌다. 하지만 최저임금 외 민간의 임금인상을 정부가 강제할 수 없는 만큼, 또 다른 카드로는 생활임금제도가 꼽힌다.생활임금은 지자체와 교육청 등이 민간업체와 용역, 공공조달 계약을 맺을 때, 민간 기업측에 근로자의 임금을 실질적으로 생활이 가능한 일정 수준 이상 보장하라고 요구하는 제도다. 현재 미국과 유럽의 도시는 물론, 수도권 일부 지자체에서 조례로 제정하거나 행정명령으로 시행 중이다. 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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