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노블카운티, 의료·요양·문화·스포츠 어우러진 신개념 시니어 종합 주거시설최고령은 102세 80대가 60% 차지..연금생활자가 25%직원 1명이 2명의 시니어 케어.."자꾸 젊어져요"[아시아경제 서지명 기자] 입주자 김 모 할아버지가 갑자기 관리실로 들이닥쳤다. "왜 빨리 시계 안고쳐줘." 갈 때는 평영으로 올 때는 배영으로 25미터 레일 수영장을 오가는데 한 쪽 벽면에 달린 시계가 고장난 채 며칠이 지난 탓이다. 매일 아침 수영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김 할아버지의 나이는 올해 92세다. 실내 스크린골프장과 실외에 마련된 작은 골프코스 장에서 시원하게 샷을 날리는 어르신들의 평균 연령대는 80대다. ◇ 선진형 시니어 주거 공간 = 경기도 용인시 시흥구에 위치한 '삼성 노블카운티'에는 밝고 건강한 표정의 어르신들로 가득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지만 지나가는 어르신들의 나이는 정말이지 가늠하기가 어려웠다.
삼성노블카운티 리빙프라자 지하에 위치한 스포츠센터에서 어르신들이 운동을 하고 있다.<br />
지난 2001년 5월에 개원한 '삼성 노블카운티'는 시니어 종합 주거공간의 성공적인 사례로 꼽힌다. 삼성생명공익재단은 20여년 전부터 국내외의 많은 시니어 시설 벤치마킹과 전문가 자문을 통해 노인들의 적극적인 사회 활동 참여와 올바른 여가 활용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연구했다. 기존의 단순한 양로시설에서 탈피해 주거는 물론 의료서비스와 요양, 문화, 스포츠가 어우러진 새로운 개념의 선진형 시니어 종합 주거시설이다. 약 6만8000평 부지 위에 독립생활이 가능한 타워동(2개동 553세대)과 치매·중풍 등의 노인성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 24시간 간호와 간병을 체계적으로 제공하는 요양센터인 너싱홈으로 운영하고 있다. 단지 내 다양한 편의시설이 위치한 리빙프라자에서는 스포츠센터를 이용하거나 다양한 여가활동이 이뤄진다. 15개의 동호회가 만들어져 운영되고 있고 외국어, 음악, 미술, 인문학 등 다양한 교양강좌도 열리고 있다. ◇ 이건희 회장이 3세대 생활공간 직접 지시 = 삼성노블카운티는 기본 개념을 노인에 대한 종신 생활보장과 노인과 아동, 지역주민이 상호 보완관계를 이룰 수 있는 세대교류와 커뮤니티의 복합화로 규정했다. 입주한 시니어들과 지역주민, 어린이 등 3세대가 함께하는 공동체를 조성해 시니어의 고독감을 해결하고 세대간 활발한 소통을 장려한 것이 특징이다. 3세대 공동 주거 공간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특별 지시에 의해 이뤄졌다. 이 회장은 "노인촌이라고 고립시키면 안되며, 아이 울음소리가 들려야 한다"는 지론을 삼성노블카운티에 직접 적용했다.
스포츠센터 내에 위치한 워킹트랙에는 일반라인과 실버라인이 따로 그려져 있다.
고준호 삼성노블카운티 대표는 "어르신들과 어린이들이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도록 단지 내에 어린이집과 유아체능단을 운영하고, 문화프로그램과 스포츠센터를 지역주민에게도 개방했다"고 설명했다. 고 대표는 "시설개방은 어르신들은 외로움을 잊을 수 있고, 어린이들은 예의를 배울 수 있어 1석2조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여기서 운영하는 어린이집은 지역 내 인기가 높아 현재 대기인원만 200~300명에 달한다. 스포츠센터에는 일반 지역주민 회원만 2000명에 달해 입주회원들이 언제나 다양한 세대의 사람들과 함께 운동할 수 있다.◇ 직원1명이 2명 어르신 돌봄서비스 = 이 두 시설에 거주하는 시니어는 800명이 넘는다. 전담 사회복지사가 입주 후부터 생활에 도움을 준다. 회원전용 식당에서 하루 세끼 식사서비스, 청소·침구류 세탁 등의 가사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100명 정도 되는 간병인들을 포함하면 노블카운티에서 일하는 직원은 400명 수준이다. 직원 1명당 2명의 시니어를 케어하는 셈이다. 삼성노블카운티는 오히려 복지선진국인 유럽국가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안용성 삼성노블카운티 운영1팀장은 "일본 등 선진국의 시니어타운이 평균적으로 4명당 1명 수준의 시니어를 케어하는데 비하면 좀 더 적극적이고 직접적인 관리가 가능하다"며 "유럽 등 복지 선진국에서도 시설방문을 많이 다녀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정기적인 건강검진과 전문적인 치료를 제공하는 의료센터를 운영 중에 있다. 진료과목은 내과·신경과·재활의학과 등이다. 시니어타운 최초로 치매예방과 뇌기능 증진을 위한 뇌건강센터를 오픈해 육제적인 건강에서 정신적인 건강으로 서비스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응급상황에 대비해 24시간 간호사가 대기하고 있으며, 입원이나 심층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연계협약을 맺은 삼성서울병원을 비롯해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아주대학교병원 등 인근의 종합병원을 이용할 수 있는 의료체계를 갖추고 있다. 삼성노블카운티에서 거주하는 시니어들의 구성은 어떨게 될까. 지난달 말 기준 부부 142세대(71%), 독신 349세대(29%) 등 491세대로 구성됐다. 여성이 407명으로 64%를 차지하고, 남성은 226명(36%)이다. 독신세대의 남녀 구성비를 살펴보면 여성이 265세대로 76%, 남성 84세대로 25% 수준이다. ◇ 입주 어르신 평균 연령 82세..금융 VVIP = 연령구성을 살펴보면 평균나이는 82세로 최연소는 63세, 최고령은 102세에 달한다. 한국인 평균수명 81.3세 보다 높은 셈이다. 80대가 367명으로 58%를 차지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 70대 171명(27%), 90대 72명(11%), 60대 22명(4%) 등이다. 이들 중 25% 정도는 고위공무원 출신, 대학교수나 교사 등 교직자, 군인 출신 등의 연금생활자들이다. 의사나 세무사, 법조인 등 전문직이 가장 많고 중소기업 대표 등 기업인들도 있다. 이른바 왕년에 한가닥씩 했던 어르신들이 대부분. 시설 중앙에 위치한 리빙프라자에 입점한 은행과 증권사 지점이 수원시 최고의 점포가 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고 대표는 "여기 입점한 금융기관 지점은 수신고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기 위해 직원수를 늘리고 어르신들에 대한 서비스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입주 보증금은 최저 3억원에서 최대 9억6000만으로 평균 4억원 내외다. 면적이나 층, 전망에 따라 차이나 난다. 월 생활비는 2인기준 평균 330만~340만원, 1인기준 180만~190만원 수준이다. 삼시세끼 식사를 포함해 여가·문화·체육 서비스외 기본적인 의료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현재 입주률은 90% 수준이다. 안 팀장은 "운영 초반에는 상위 1%를 위한 호화센터가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지만 15년간 보증금이 오르지 않았고 1인 월 생활비 200만원 수준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니어들에게 만족감이 높다"고 말했다.
삼성노블카운티 단지 내에 마련된 산책코스
서지명 기자 sjm0705@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미래디자인연구소 서지명 기자 sjm0705@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