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11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증시에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큰 상황에서 경계심리가 더욱 강해져있다. 금통위에 대한 불확실성 속에 전날 등락을 거듭하던 코스피는 최근 2개월래 최저수준인 2050선까지 밀려났고 코스닥도 5거래일만에 하락세로 전환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공포심리에 위축된 내수시장과 엔저 공습에 밀려 5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 중인 수출지표를 고려하면 한은의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지만 계속 높아지고 있는 가계부채에 대한 부담감도 큰 상황이다. 대외적으로 미국의 금리인상을 앞두고 사실상 마지막 금리인하 기회라는 점에서도 시장의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높다. 전문가들은 이번 금통위 결정에 따라 단기적인 증시 방향성이 결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금리인하에 대한 효과는 미국의 금리인상 시점을 앞둔 상황에서 제한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추가 금리인하가 현실화됐다고 안도하기보다는 좀더 신중한 시장대응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 6월 증시 최대 이벤트 중 하나였던 중국A주의 MSCI 신흥지수 편입은 일단 보류돼 국내증시 입장에서는 한숨을 돌리게됐다. 5% 부분 편입 가정시 추정금액은 상이하지만 1조원 가량의 수급 변동성을 야기할 수 있는 변수였다. 한고비는 넘었지만 바로 코앞으로 닥친 금통위에 대한 경계심리가 강해지고 있다. 금리 추가 인하에 대한 필요성과 명분은 갖춰진 상황이다. 2분기 경제지표가 부진하고 메르스 확산에 따른 내수 위축은 더해지고 있다. 표면적으로도 메르스 확산 이후 외국인 관광객 규모가 눈에 띄게 줄고 있고 엔화 약세 지속에 따른 수출부진과 소매부분 매출 급감을 예상하면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아졌음은 분명해보인다.한은의 추가 금리인하가 현실화될 경우 일단 증시는 단기 방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개선되며 안도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산넘어 산으로 6월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둔 경계감이 높아진만큼 재료가 강하게 반영될지는 의문이다. 이미 선진국 국채 금리 움직임에 국제 금리가 요동치는 상황이고 외국인 수급도 약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계 자금의 유입은 지속되고 있지만 그 규모는 현저히 감소하고 있고 영국계 자금의 경우에는 지난 3월 순매수 전환 이후 3개월만에 재차 순매도로 전환했다. 유럽계 자금이 움직이고 있다는 점은 메르스 및 이에따른 정부대응, 정책모멘텀을 앞두고 외국인이 국내증시에 대한 시각이 변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외국계 자금의 단기 이탈 가능성과 금리인하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며 당장 투자심리 개선이 이뤄진다고해도 섣부르게 낙관적 전망을 가지기는 힘든 상황이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 국내 매크로 부진이 지속 중이고 메르스 사태가 걷잡을 수 없게 확산 중임을 고려하면 한은 금통위의 추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그 어느때보다 높다. 다만 금리효과는 단기적으로 시장 상승모멘텀으로 작용할거라 기대하긴 힘들다. 이보다는 하방 지지력을 더해주는 정도로 제한될 것으로 판단된다. 6월 FOMC를 앞두고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감과 변동성확대가 커지고 있다. 2분기 들어 미국 경기는 1분기 계절적 침체에서 벗어나 완만한 개선흐름이 지속 중이고 이는 연내 금리인상 이슈를 환기시키며 재차 시장을 압박 중이다. 미국과 독일 등 선진국 국채금리는 이미 미국 금리인상 이슈가 선반영되며 강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이는 곧 신흥국증시의 위험자산군 투자심리 악화로 이어진다. 대내적으로는 수출과 내수의 복합 부진이 가속화되고 있다. 연초 이후 한국 수출은 마이너스권 역성장이 지속 중이고 미약하게나마 회복세를 보이던 내수경기도 메르스 돌발변수로 그 추세 지속 여부를 알 수 없게 됐다. 단발성 금리인하만으로 실효성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다. 다만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것은 이달말로 다가온 정부의 추경예산 편성 및 하반기 경제대책과 관련해 금리인하가 중요한 신호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금리인하 결정이 내려졌다고해서 바로 안도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의미다. 당면한 불확실성 등을 고려하면 코스피 2100선을 넘어선 본격적 방향선회가 나타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향후 시장 변화를 주시하며 보다 신중한 시장 대응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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