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여년만에 변화 소용돌이 휘말린 금통위…9인체제 되나?

[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7년2개월만에 변화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7인체제의 금통위를 9인체제로 확대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 한국은행법 개정안이 발의됐기 때문이다. 10일 국회와 한은에 따르면 정우택 국회 정무위원장은 한은 총재 추천을 2인으로 하고 금융투자협회장에게도 추천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한은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날로 성장하는 자본시장의 의견을 통화정책에 반영하고 총재의 권한을 확대해 한은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정 위원장은 설명했다.7인체제의 금통위는 1998년 4월1일 시행된 개정 한은법에 의해 구성됐다. 1950년 한은 설립시 7인 체제로 운영됐던 '금융통화운영위원회'(현 금통위)는 1962년5월 제1차 한은법이 개정된 후 1998년3월까지 9인 체제로 운영됐다. 당시 위원회의 의장은 재무부 장관이 맡았다. 위원은 당연직인 한은 총재와 경제기획원(1명)ㆍ농림부(2명)ㆍ상공부(2명)장관이 추천한 5명의 정부측 인사와 금융기관 추천 2명의 인사로 구성됐다. 의장인 재무부 장관과 5명의 정부 인사를 통해 정부 입맛대로 통화정책을 운용해왔던 것이다. 한은이 1950년 설립 후 줄곧 '재무부 남대문 출장소'로 불려왔던 것도 이 때문이다.하지만 민주화 이후 '중앙은행 독립' 여론이 일면서 1997년 한은법이 개정됐고 1998년4월부터 개정법에 따라 위원회 구성도 바뀌었다. 위원회 명칭의 경우 수동적인 인상을 주는 '운영'이 삭제돼 '금융통화위원회'로 변경됐고 의장직은 한은 총재가 맡게 됐다. 금통위원 수도 총 7명으로 줄이는 한편 정부 추천을 재정경제원(현 기획재정부) 장관 및 금융감독위원회(현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추천하는 2명으로 묶었다. 나머지 4명은 한은 총재와 대한상공회의소ㆍ한국증권업협회ㆍ전국은행연합회 회장이 각각 추천했다. 이후 2003년 9월 한은법 개정으로 한국은행 부총재가 금통위 당연직 위원으로 추가되면서 개정안이 시행된 2004년 1월부터 금통위원 중 한국증권업협회장 추천 1인이 제외됐다. 직접금융시장으로 대표되는 자본시장 전문가가 금통위에서 빠지게 된 계기다. 현재 금통위는 의장인 이주열 총재와 당연직인 정병화 부총재, 하성근(금융위원회)ㆍ정해방(기획재정부)ㆍ정순원(대한상공회의소)ㆍ문우식(한은), 함준호(은행연합회)위원 등 7인 체제로 구성돼 있다. 7인이 1인1표를 각각 대등하게 행사한다. 찬반표가 똑같을 경우 의장에게 부여됐던 최종 의결권한은 1997년 12월 한국은행법 개정시 삭제됐다. 이번에 발의된 내용으로 한은법이 개정된다면 금통위는 17년2개월만에 9인체제로 다시 돌아가게 된다. 시장에선 찬반 의견이 엇갈린다. 간접금융시장과 함께 금융시장의 한 축인 직접금융시장 전문가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다는 점에선 긍정적인 시각도 있다. 반면 금통위원 수가 아니라 추천기관을 변경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중앙은행의 독립성 확보를 위해 정부 몫을 줄여 자본시장 전문가를 추천할 수 있도록 추천기관을 변경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금융부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