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사는 나무' 펴낸 작가 장세이, 그녀는 왜 숲해설가가 됐을까
장세이 작가
[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 "나는 이런 사람이 세상에 있다는 게 신기하다. 이런 책이 세상에 나왔다는 게 신기하다." 류근 시인이 작가 장세이(38)와 그의 새 책 '서울 사는 나무'에 대해 보인 반응이다.류 시인은 최근 소셜미디어에 "서울에 사는 서른두 그루 나무에 관해서 집요하고도 예민하고 풍부한 사진과 함께 지식과, 정보,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책"이라고 '서울 사는 나무'를 소개했다. 이 책은 그러나 나무 이야기만은 아니다. 나무의 아름답고 위대한 생명력에 탄복하면서 도시 생활에 지쳤던 심신을 회복하고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 이야기다. 장 작가는 26일 "2013년에 기자 생활 12년을 마감하고 대책 없이 거리를 헤매다 '숲연구소'를 마주쳤다"고 들려줬다. 숲연구소는 숲에서 자연의 소리를 듣고 자신의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임으로써 생태적 지혜를 깨닫고 실천하는 활동을 하는 사단법인이다. 그는 지난해 숲연구소에서 교육 과정을 이수하고 숲해설가 자격을 받았다. 인생은 자연의 순리 안에 있음을 체득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몸과 마음에 쌓여있던 독(毒)이 사라지고 체기(滯氣)가 풀렸다. 그가 나무를 바라보며 삶을 돌아보고 사유한 이야기를 한 잎 한 잎 모은 결과가 이 책이다. 따라서 이 책은 나무 이야기이자 나무에 기댄 인생 이야기다.우리는 나무에서 무엇을 배우고 얻을 수 있을까. 장 작가는 "나무는 해와 공기와 물만으로 자신뿐 아니라 주변을 이롭게 한다"며 "죽어서조차 생태계에 미치는 이로움은 가히 우주적이라 할 만하다"고 답했다. 이어 "나무는 삶 자체가 큰 언어이고 말없이 많은 것을 가르친다"고 말했다. 또 "무엇보다 '수만 가지 녹음' 속에 들어가 앉으면 심신이 다 푸르게 물들고, 그것이 정화이며 치유"라고 밝혔다. 장 작가는 또 "나무가 그저 뿌리박고 있다고 '이런 목석 같은'이라는 표현을 쓴 것이 미안해진다"고 말했다.그는 부산에서 태어나 부산대 사범대학을 졸업했지만 외환위기 여파로 응시하려던 분야의 임용고시가 열리지 않았다. 우연히 잡지기자가 돼 일하게 됐다. 여행서 몇 권과 인터뷰집을 냈다.장 작가는 올해 창덕궁 옆에 생태작업실 '산책아이'를 열었다. 그는 "작업실 이름은 '산 속에서 책을 엮으며 노는 아이들'이라는 뜻을 담아 지었다"며 "어린도서관과 미술관 등지에서 '숲에서 글 짓고 놀기'라는 생태 수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곧 엄마를 위한 생태수업 길잡이 책 '엄마는 숲해설가'를 낼 예정이고 '서울 사는 나무'의 후편을 기획하고 있으며 다른 장르의 수필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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