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진 전 서울대 교수. 사진=YTN 뉴스화면 캡처
[아시아경제 온라인이슈팀] 자신의 여제자들을 수년에 걸쳐 상습 강제 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강석진 전 서울대 수리과학부 교수가 실형을 선고받았다.서울북부지법 형사9단독 박재경 판사는 14일 오전 강 전 교수에 대해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하고 3년간 신상정보 공개, 160시간의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을 명령했다.재판부는 강 전 교수가 2008년부터 2009년 10월까지 여학생 2명을 상습 강제추행한 혐의에 대해서는 당시 상습범에 대한 규정이 없었다며 공소를 기각하고, 나머지 7명에 대한 상습강제 추행만 인정했다.앞선 결심공판에서 강 전 교수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피해자들은 직접 법정에 나와 수년간 겪어 온 피해 상황을 증언했다. 2011년과 2014년 두 차례에 걸쳐 성추행을 당한 피해자 A씨는 "성추행당하고서 이틀 정도 방밖에 나서지 못했다"며 "(강 전 교수에게) 계속 연락하면 외부에 알리겠다고 항의했더니 피고인이 '잘해줬더니 버르장머리가 없다'고 화를 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A씨는 "나한테만 성추행을 저지른 줄 알고 그냥 사과를 받고 넘어가면 정신을 차리시겠지 생각했는데 많은 학생이 당한 것을 알고 죄책감과 후회가 컸다"고 울먹였다.강 전 교수의 끈질긴 연락에 시달려오던 서울대 졸업생 B씨는 강 전 교수가 자신을 '첫사랑' 또는 '아씨'라고 부르면서 2003년부터 2012년까지 집요하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고 증언했다.B씨는 강 전 교수에게 개인적 연락이 오면 단답식으로 답하고 술자리에서는 교수님 주변에 남학생만 앉도록 해 여학생과 접촉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는 등의 내용을 담은 동아리 비밀 내규를 만들기도 했다고 말했다.울분에 찬 피해자들은 이날 비공개 증언을 선택할 수 있었지만 피해 상황을 보다 확실히 전달하기 위해 공개적으로 법정에 나섰다. B씨는 "그동안 드러내지 않고 숨어서 사실을 밝히려고 애를 썼는데 변론서를 보니 오히려 (강 전 교수가) 성추행 피해자 사례 모은 주동자로 저를 지목하더라"며 "더는 숨지 않고 진실을 밝히는 것이 저희를 지키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B씨는 강 전 교수를 향해 "응당한 벌을 받는 것이 유일한 사과"라고 성토했다. 당시 검찰은 "피고인이 서울대 교수라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서 피고인의 요구를 거부하기 어려운 여학생을 상습적으로 강제추행했다"며 징역 5년을 구형하고 성폭력 치료 강의 수강 명령을 요청했다.온라인이슈팀 issu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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