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가짜 백수오, 유해한가 무해한가

'가짜 백수오' 파동이 점입가경이다. 사태의 발단은 한국소비자원이 지난달 22일 시중에 유통되는 건강기능식품 백수오의 원료에 이물질(이엽우피소)이 들어 있다는 시험 결과를 발표하면서부터다. 제조업체인 내츄럴엔도텍이 '100% 진품만을 사용한다'고 즉각 반발하면서 사태는 증폭됐다. 이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재조사에서도 소비자원과 같은 결과가 나오자 백수오 파문은 종지부를 찍는 듯했다. 하지만 불씨가 꺼진 것은 아니었다.  논란에 다시 불을 붙인 곳은 가짜 백수오를 밝혀낸 소비자원과 가짜를 확인한 식약처다. 소비자원은 백수오에 섞여 있는 이엽우피소가 '유해하다'고 발표했다. 소비자원은 백수오 성분조사 결과를 발표할 때부터 이엽우피소가 신경쇠약과 체중감소 등의 부작용을 유발한다는 중국 난징대의 연구 결과 등을 들어 유해성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식약처가 '무해하다'고 반박하고 나서며 유ㆍ무해 논란이 가열됐다. 소비자들은 다시 혼란에 빠졌다. 식약처는 재조사 결과를 발표할 때 이엽우피소가 식품 원료로서는 부적합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하지만 그것이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는 뜻은 아니며 식품으로 사용한 경험이 없어 원료로 허용하지 않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김승희 식약처장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현안보고에서도 "전문가 의견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볼 때 인체 유해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재확인했다. 식약처는 소비자원에서 인용한 난징대 연구논문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독성실험 가이드라인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반박했으나 이엽우피소의 무해성을 입증할 근거를 내놓지는 못했다. 또 '진짜 백수오'의 효능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런 식약처를 향해 '허가기관으로서의 책임을 면하기 위해 무해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소비자들의 비난이 쏟아진 것은 당연해 보인다.  식약품 관리는 국민 건강과 직결된다. 유ㆍ무해 여부를 엄격히 따져 인허가를 하고, 유통되는 제품이 의심스럽다면 즉각 회수ㆍ폐기 등의 조치를 취하는 게 마땅하다. 그런데도 가짜로 드러난 제품을 놓고 두 국가기관이 유해하다, 무해하다 다투고 있으니 한심한 일이다. 그들의 눈에는 국민 건강이나 소비자들의 혼란은 눈에 보이지 않는 듯하다.<ⓒ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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