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김은별 기자] SK하이닉스의 경기도 이천 M14 신축공장 현장에서 가스가 누출, 근무중이던 협력사 직원 3명이 숨졌다. SK하이닉스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26분경 해당 작업장에서 근무 중이던 협력사 직원 3명이 질식, 심폐소생술(CPR) 실시 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치료중 결국 숨졌다. 사망한 작업자들은 M14 신축공사장 옥상층 스크러버(배기장치)의 시운전 후 점검 과정에서 질식한 것으로 알려졌다. 누출된 가스는 질소 또는 LNG로 추정되며, 현재 정확한 누출물질을 조사 중이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김준호 SK하이닉스 경영지원부문장(사장)은 이날 오후 5시에 현장에서 브리핑을 열고 "오늘 사고로 협력사 직원 3명이 사망한 것에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안전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많은 노력을 집중했지만 사고가 발생해 송구스러운 마음이며, 이번 사고로 가족을 잃은 유가족을 위해 모든 면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사과했다. 이어 "앞으로 사고 조사에 대해서 관계 당국에 적극적으로 협조, 원인규명에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며, "다시 한 번 유가족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시운전 실시 후 확인과정서 사고 발생"= 김동균 SK하이닉스 환경안전본부장(부사장)은 사고 경위와 관련 "신설 배기 장치를 설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해당 배기처리 장치(스크러브)는 LNG로 유기물을 정화하는 장치"라고 설명했다.이어 "듀어 코리아(협력사) 작업자 4명이 연소장치 작동에 대해 어제 시운전을 실시, 스크러브 내부 온도가 800도까지 정상 상승하는 것을 확인하고 오늘 11시경 협력사 작업자 3명이 내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고 발생당시 산소측정을 실시했는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하이닉스 측은 "산소측정기로 산소 농도측정 후 들어갔으며, 산소농도측정은 휴대용 측정기를 이용하지만 측정을 했는지 여부는 현재 확인되고 있지 않다"며 "신규 구축중인 설비이고 산소농도 정확하게 측정 후 단열재를 체크하면 되기 때문에 안전장구 착용에 대한 규정은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사고 2시간 후 측정한 산소농도는 정상으로 알려졌다. 공기 중 산소는 21%, 질소농도는 79%였다. 회사 측은 "산소농도가 20%일 때 경고, 19%일 때 대피하는 매뉴얼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하이닉스는 지난달에도 이천공장 연구소에서 가스(지르코늄 옥사이드)가 누출, 작업자들이 경미한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당시 부상을 입은 작업자들은 건강상 문제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현재 모두 업무에 복귀했다. 당시 사고는 대기오염처리시설(스크러버) 배관 파손에 의한 가스 누출로 인한 것으로 확인, 이번 사고와는 무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M14 시공 중단…연내 20나노 D램 양산목표 차질= SK하이닉스는 질식 사망사고가 발생한 만큼 당분간 이천 M14 공장의 시공을 중단, 생산능력(케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의 M14 공장은 차세대 D램 양산의 주력 라인으로, SK하이닉스는 올 2분기부터 장비반입을 시작해 연말(4분기)에는 월 1만5000장 수준의 생산용량 증가를 기대해왔다. 이날 김준호 SK하이닉스 경영지원부문장(사장)은 "사망사고가 발생한 만큼 확실한 안전대책을 마련하기 전까지 M14의 시공을 중단할 계획"이라며 "케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안전대책을 마련, 시공을 재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SK하이닉스는 오는 4분기께 M14 라인에서 최신 공정인 20나노를 적용해 D램을 생산할 계획이었다. 현재 SK하이닉스는 25나노 라인에서 D램을 생산하고 있다. 이번 사고는 반도체 공장의 배기 장치인 스크러브를 설치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반도체 생산 공정중에 발생한 유독가스를 처리하는 장치다. 아직 양산에 들어간 것은 아니지만 M14 라인은 현재 일부 장비가 반입돼 있는 상태로 스크러브 설치를 마친 뒤 2분기부터 시험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이후 3분기부터 램프업(생산량 증대)을 시작해 고객사에 샘플을 제공한 뒤 4분기부터 양산을 시작하며 수율을 높일 계획이었다.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도 지난달 정기주주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올 하반기 초(7월)에는 20나노 D램 양산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물론 M14는 현재 양산 중인 라인은 아니기 때문에 D램 생산에 차질을 빚는 등 실적상의 큰 차질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M14 라인에서 20나노 D램을 연내 생산하겠다는 계획은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라인의 특성상 각종 장비들을 세팅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상당부분 소요되고, 램프업을 통해 양산 이후 수율을 높이는데도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20나노 공정은 SK하이닉스로서 처음 시도하는 공정인 만큼 만족할 만한 수율을 거두며 본격적인 양산을 하는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최소 6개월 이상이 걸릴 것으로 관측된다. 따라서 연내 20나노 D램 생산은 어려워진 것이다. 20나노 D램 생산 계획이 다소 미뤄질 전망이지만 올해 SK하이닉스의 실적에는 별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4분기부터 20나노 D램을 양산한다 해도 수율과 가동율을 고려하면 올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기 때문이다. 특히 D램 수요가 견조한 상황인 만큼 D램 가격에도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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