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진 LG전자 H&A사업본부 사장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LG전자가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1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TV 사업이 적자전환하며 부진을 면치 못했지만 생활가전 사업으로 자존심을 지켰다. 조성진 LG전자 사장이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경쟁사와의 세탁기 파손 논란으로 고초를 겪은 가운데서도 원가 절감, 제품력 향상에 몰두한 뚝심이 숫자로 나타난 결과다. 29일 LG전자는 1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연결기준 매출 13조9944억원, 영업이익 305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LG전자는 TV 사업이 부진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생활가전 사업 역시 부진을 겪을 것으로 예상됐다. 시장 컨센서스는 영업이익 2000억원 아래를 하회하기도 했다. 뚜껑을 열어보니 TV 사업을 맡고 있는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부문은 매출 4조4367억원, 영업적자 62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전년 동기에는 2161억원의 흑자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말 흑자폭이 21억원까지 떨어졌고 이번에 적자전환한 것이다. 이미 시장서는 TV 사업의 적자를 점치고 있었다. 세계 1위 TV 업체인 삼성전자 역시 적자를 면치 못할 정도로 환율 영향이 컸다. LG전자가 추정한 환율의 부정적 효과는 6000억원에 달했다. TV가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똑같은 상황서도 생활가전과 에어컨 사업을 담당하는 홈어플라이언스(H&A) 사업부는 달랐다. H&A 사업부의 1분기 매출은 4조644억원, 영업이익은 2293억원을 기록했다. LG전자의 전체 영업이익 중 75%를 가전 사업에서 벌어들인 것이다. 생활가전과 에어컨 역시 환율로 인한 부정적인 효과가 큰 영향을 미쳤다. TV와 마찬가지로 생활가전 역시 환율이 급락한 나라에서는 판매가격을 조정하며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것이다. H&A 사업부가 LG전자의 자존심을 지켜낸 것은 사업을 맡고 있는 조성진 사장의 뚝심이 통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경쟁사 세탁기 파손 논란으로 압수수색과 소송에 직면하며 조직내 분위기가 극도로 어수선해 졌지만 더욱 단단히 내실을 다졌다는 평가다. LG전자 H&A 사업부 관계자는 "검찰 수사 등을 비롯한 여러가지 일들이 있었지만 오히려 조직내 분위기는 어려울때일 수록 한 번 해보자는 분위기가 만연했다"면서 "조직 전체가 조 사장을 믿고 한마음 한뜻으로 원가 절감에 최선을 다하고 시장 선도를 위한 전략 제품 개발에 공을 들인 결과"라고 말했다. 이처럼 조 사장이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도 조직내 기강을 바로잡으며 H&A 사업부의 영업이익률도 5.6%에 달했다. 생활가전 업체 중에서는 상당히 높은 편이다. 특유의 생산 원가 절감 노력과 대부분의 시간을 창원 공장에 머무르며 현장 경영을 중요시한 결과다. 2분기는 더 기대된다. '세탁기 박사'로 불리는 조 사장이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5'에 들고 나타난 전략 제품 '트윈 워시' 세탁기는 아직 출시전이지만 중국 가전업체 하이얼이 그대로 콘셉트를 베껴 만들 정도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다. 이 제품은 종전 드럼 세탁기 아랫칸에 서랍식의 소형 드럼 세탁기를 탑재해 동시에 2가지 종류의 빨래를 하거나 빨래 양이 적을때는 아랫칸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 특징이다. '트윈 워시' 세탁기는 한국과 미국을 시작으로 2분기부터 글로벌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다. 미국, 유럽 등 주요 프리미엄 가전 시장의 유통망에서 꾸준히 주문이 들어오고 있어 2분기 실적 개선에 보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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