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결단을 요구합니다. 과거 새누리당의 차떼기 사건을 계기로 우리는 새누리당이 돈 정치와 결별한 것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연장선에서 지난 대선도 새누리당이 우리 당과 함께 역사상 가장 깨끗한 선거를 치른 것으로 알고 있었습니다.그러나 착각이었습니다. 최근 벌어진 친박 게이트는, 새누리당이 아직도 부패와의 유착에서 벗어나지 못했음을 한 사람의 죽음으로 드러낸 사건입니다. 지난 대선에서도 박근혜 캠프가 불법대선자금의 검은 사슬에서 헤어나지 못했음을 가감 없이 드러냈습니다.대단히 불행한 일입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돈 정치와 결별하고 부패정치의 사슬을 끊어내야 합니다. 그러려면 박근혜 정권과 새누리당이 두 가지를 행동에 옮겨야 합니다.하나는 드러난 의혹의 진실을 규명하는 일입니다. 또 하나는 부패청산과 정치개혁을 위한 법률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일입니다.먼저, 제기된 의혹의 진실을 낱낱이 밝혀냅시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진실규명을 합시다. 물 타기 혹은 근거 없는 의혹을 부풀리는 여권의 지금 행태는 진실규명 태도가 아닙니다. 정쟁으로 몰아가선 안 됩니다. 야당을 상대로 물귀신 작전이나 펼쳐선 안 됩니다. 사면을 두고 정쟁을 유발하지 않길 바랍니다. 단언컨대 참여정부 청와대엔 더러운 돈을 받고 사면 다룬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습니다. 이번 사건 본질은 정권 차원의 불법 정치자금의 문제입니다.사안이 매우 위중합니다. 정권의 정통성과 직결된 사안입니다. 따라서 저와 우리 당은 매우 조심스럽게 이번 사안을 대했습니다. 검찰 수사를 통해 진실이 밝혀지길 바랐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였습니다. 돈을 줬다고 고백한 사람은 잡아가고, 돈을 받았다는 사람은 숨겨주는 꼴입니다.이대로 가다가는 실체적 진실을 밝혀내기 어렵습니다. 한 두 명을 희생양 삼아 국민을 현혹시킬 우려가 큽니다. 특검을 통한 진실규명을 요구합니다. 대통령 측근들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의혹이든 박근혜 대선캠프의 불법 대선자금 수수의혹이든 누가 돈을 받았고 그 돈을 어떻게 썼는지 밝히는 게 핵심입니다. 검은 돈의 입구와 출구를 정확히 밝혀야 합니다. 특히 돈의 용처를 반드시 밝혀내야 합니다. 불법대선자금 수사의 경우 더더욱 돈의 용처를 밝혀야 합니다. 그래야만 돈 정치와 결별하고 부패정치의 사슬을 끊어낼 수 있습니다. 의혹 당사자인 대통령 비서실장이 현직에 있어선 진실을 밝힐 수 없습니다. 또한 법무부 장관이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서 수사에 관여해도 진실을 밝힐 수 없습니다. 의혹 당사자들은 스스로 물러나 수사를 받게 해야 합니다. 법무부 장관과 청와대 민정수석도 수사에서 손 떼야 합니다.드러난 의혹조차 제대로 수사하지 않으면서 야당을 염두에 두고 전방위 수사 운운하는 것은 염치없는 일입니다. 불법 대선자금 수수의혹의 경우 반드시 특검에 맡겨야 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입니다. 특검 결과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우리 당은 정통성의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제기된 의혹을 규명하지 않으면 그것이야말로 정통성 위기를 자초하는 일입니다.이번 사건의 출발점은 이명박 정부의 해외자원개발 비리입니다. 방패막이를 자처한 새누리당 행태로 국정조사는 중단되었고, 검찰수사도 몸통은 건드리지도 못한 채 유야무야 되었습니다. 정치하는 사람으로 국민들 볼 면목이 없습니다.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후 최대 규모의 예산낭비입니다. 이대로 지나칠 수는 없습니다. 진실을 밝혀야 합니다. 책임질 사람에게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이 사안은 상설특검제도 좋습니다. 특검에 맡겨 실체적 진실을 밝힐 것을 요구합니다.특검 도입에만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진실규명과 함께 부패청산·정치개혁을 위한 법률적 제도적 장치 마련에 나서십시오. 책임 정치는 결자해지에서 시작합니다. 우리 당은 이미 지난 대선 과정에서 부패청산·정치개혁을 위한 다양한 법률적 제도적 대안을 국민들에게 제시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도 많은 약속을 했습니다. 하지만 실천에 옮겨진 건 거의 없습니다. 이제 입장을 밝히십시오. 대안을 제시해야 합니다. 부패청산?정치개혁을 위한 대안을 행동으로 보여줘야 합니다. 먼저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실현가능한 방법을 제시한다면 우리 당도 기꺼이 협력할 준비가 돼 있습니다. 그러나 반드시 실현가능하고 행동으로 뒷받침될 방안만 제시하기 바랍니다.지난 시절 한나라당의 충격적인 차떼기 사건 때, 박근혜 대통령은 당을 천막당사로 옮기고 부패정치와 결별하겠다는 약속을 했습니다. 하지만, 대통령이 되는 과정에서 그리고 대통령이 된 후 가까운 사람들이 다시 부패정치 사슬에 엮이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천막당사를 능가하는, 더욱 뼈를 깎는 대안을 내놔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박근혜 정권은 정통성의 위기에서 헤어날 수 없습니다.저의 이런 요구에 대해 박 대통령께서 순방에서 돌아온 직후 책임 있는 답변을 내놓길 바랍니다.저의 요구를 요약해 답을 기다립니다. 첫째, 의혹당사자들이 자진사퇴 후 수사를 받게하기 바랍니다. 둘째, 새누리당과 법무부장관, 청와대 민정수석이 일체 수사에 관여치 말도록 지시하고 약속하길 바랍니다. 셋째, 정권 차원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의혹과 해외자원개발 비리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도입을 수용하길 바랍니다.넷째, 반드시 실현가능하고 행동으로 뒷받침될 부패청산·정치개혁의 법률적 제도적 대안을 내놓길 바랍니다. 저와 우리 당은 박 대통령에게 답변을 구걸할 생각이 없습니다. 요구를 외면한다면 우리 당이 부패와의 전쟁에 나서겠습니다. 두려움 없이 돈 정치, 부패정치 청산에 나설 것입니다. 박근혜 정권과 새누리당이 그 전쟁의 핵심 상대가 되지 않길 바랍니다. 국민 여러분께도 간곡하게 호소를 드립니다. 이번 재보선 결과에 따라 우리 정치가 부패정치에 머물지, 깨끗한 정치로 나아갈지 갈릴 것입니다. 이번 선거에서 새누리당의 부패를 심판해 주시지 않는다면 진상규명은 불가능할 것입니다. 부패청산·정치개혁을 위한 전기도 마련되지 않을 것입니다. 부패정당이 부패청산을 할 수 없습니다.부패정당이 경제를 살릴 수도 없습니다.부패정당이 제대로 된 국정운영으로 국민 삶을 바꿀 수도 없습니다.부패정당이 제대로 거듭나도록 회초리를 들어주십시오. 투표가 부패를 끝냅니다. 심판이 경제를 살립니다. 박근혜 정권과 새누리당이 바른 길로 가도록 국민들이 힘을 몰아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감사합니다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정치경제부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