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신상, 기업이 빼돌렸다'…개인정보합수단 출범 1년

개인정보 유출범죄는 기업형규모로 진화

[아시아경제 박준용 기자] #건당 1980원~2800원. 홈플러스가 고객 1명의 개인정보를 내다 판 가격이다. 검찰은 홈플러스가 각종 이벤트나 경품행사 등을 통해 수집한 개인정보 2406만여건을 보험사에 팔아 231억여원의 수익을 올렸다고 보고 도성환 사장 등 고위 관계자들을 재판에 넘겼다. 19일 출범 1년을 맞는 개인정보범죄 정부합동 수사단(단장 부장검사 이정수)에 따르면 개인정보 유출범죄는 기업형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합수단에 따르면 기업들은 개인정보를 빼내 고객유치에 활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빼돌려진 정보는 주로 대리운전업체 스팸발송, 불법대출 유인, 인터넷강의업체 학생고객 유인, 보험사 고객마케팅에 활용됐다. 팔려나간 정보가 떠돌다 별도 기업형 범죄 조직 활동에 쓰인 경우도 있었다. 합수단에 따르면 헐값에 시중을 떠돈 정보는 보이스피싱, 스미싱, 신분증위조, 휴대폰불법개통, 와이브로 노트북깡 신청자모집, 불법자동이체, 게임머니 위작, 개인회생사건 불법수임 등에 악용됐다. 합수단은 대리운전 이용한 고객정보 약 3500만건(수도권 약 600만명)을 불법 유통시키며 휴대폰 스팸문자를 대량 발송한 수도권 업체 3곳을 지난해 6월과 7월 대표 3명을 구속 기소했다. 또 휴대폰이 없는 사회취약계층 약 3000명의 개인정보를 활용해 주민등록증을 위조하거나, 유출된 타인의 주민등록증 사본 약 2000장을 이용해 합계 약 6000여대의 대포폰(불법 개통 휴대폰)을 개통한 일당도 재판에 넘겼다. 사들인 개인정보로 중국과 한국 53곳 등지에서 1조원대 대량의 게임머니를 위조로 작성한 일당이 적발되기도 했다. 합수단은 이들이 불법적으로 취득한 253억원을 환수했다. 합수단은 또 국제화·전문화하는 개인정보 범죄를 수사하기 위해 다른 국가와 공조 수사도 진행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의 원전자료 유출 및 해커의 협박사건 수사 당시 대검찰청 사이버수사과의 지원을 받아 국가정보원, 경찰청 사이버안전국, 한국인터넷진흥원 및 미국 FBI 등과 협력한 사례가 이에 해당한다. 합수단은 1년간 총 222명 인지수사해 67명을 구속했고 범죄수익 253억원을 몰수보전 조치했다. 합수단 관계자는 "질적이고 구조적인 개인정보 침해범죄를 엄단함은 물론 사전에 예방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박준용 기자 juneyo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사회부 박준용 기자 juneyong@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