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종의 환율이야기]달러 믿었다가 171억 날린 남자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날뛰는 망아지, 환율에 채인 사례로 지난주 광주은행 사건을 얘기했다. 이번에는 광주은행처럼 외환거래 종사자들에게는 계속해서 회자되는 'S은행 사건'을 언급하려 한다.1990년대 S은행 국제영업부에서 근무하던 이모 과장은 외환거래를 홀로 담당하는 인물이었다. 그가 외환거래를 시작한 건 1993년. 전문 지식은 없었지만 첫 해에만 17억원 이익을 남기며 외환거래의 길로 뛰어들었다. 때는 1995년 4월. 이 과장은 연말께 달러 강세를 내다봤다. 그는 기존에 갖고 있던 1억5000만 달러 규모 엔화와 2500만달러어치 마르크화를 매도하고 달러 1억5000만달러를 사들였다. 달러 강세에 '올인'한 것. 그러나 그해 멕시코 금융위기가 발생하며 달러는 약세로 돌아섰고 상대적으로 엔화가 강세를 나타냈다. 엔고에 밀려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시작했지만 은행 본사는 손실을 발견하고도 조기에 사태를 해결하지 않고 미적거렸다. 결국 이 과장이 발생시킨 손실은 171억원에 달했다. 당시 자본금 398억원의 43%에 달하는 규모다. S은행 사건은 외환딜러의 전문성 부족, 한 명에게 전적으로 의존하는 딜링업무, 은행 내 리스크 관리 시스템의 부재 등이 문제의 원인으로 꼽혔다. 이후 시중 은행들이 외환거래 관리에 신경 쓰기 시작한 건 물론이다. 이승종 기자 hanaru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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