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우진기자
크리파 바라나시 MIT 교수
크리파 바라나시 MIT 교수는 박사과정 제자 데이비드 스미스와 함께 리퀴글라이드를 설립해 이 기술을 상품에 적용하는 작업에 나섰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3일(현지시간) 전했다. 바라나시 교수는 부인의 말을 듣고 이 연구에 착수하게 됐다고 NYT에 들려줬다. 부인은 꿀병에서 꿀이 나오지 않아 애를 먹다가 그에게 “미끄러운 것을 연구하는 교수인 당신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느냐”고 물어봤다. 바라나시 교수 연구팀은 액체를 담는 용기의 속 표면이 사람의 촉감에는 매끄럽게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미세한 요철(凹凸)이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연구팀은 용기의 속 표면에 액체 윤활제를 발라 파인 부분을 메움으로써 끈끈한 액체가 표면에 달라붙지 않게 했다.바라나시와 스미스는 ‘마지막 한 방울까지 나오는 케첩병’을 개발했고, 이를 MIT가 주최한 창업경진대회에 출품해 인기상을 받았다. 리퀴글라이드는 이 기술을 미국의 대표적인 접착제 회사인 엘머스에 제공해 힘들여 짜지 않아도 술술 나오는 학생용 풀을 만들도록 하기로 했다. 또 호주 포장회사도 페인트통에 이 기술을 적용하도록 허용했다. 바라나시 교수는 잘 나오는 마요네즈 병은 내년 초에 출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짜기 쉬운 치약은 2017년에 출시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리퀴글라이드 기술은 이 외에도 화장품 용기 등에도 적용될 수 있다. 컨슈머 리포트가 2009년 조사한 결과 통상 로션의 경우 많게는 전체의 25%, 액체 세탁세제는 16%, 케첩 등 양념은 15% 정도가 통에 붙어 결국 버려진다. 리퀴드글라이드 기술은 이런 낭비를 없앨 수 있다. 리퀴글라이드 최고경영자로 취임한 스미스는 아직 박사과정을 끝내지 못했다. 리퀴를라이드는 최근 70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고, 직원도 20여명으로 늘었다.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