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서울 종로구 견지동 농협은행 종로지점에서 시민들이 안심전환대출 상담을 받고 있다. 최우창 기자 smicer@
[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1 회사원 김정현씨(가명)는 재작년 서울 성동구 소재의 아파트를 담보로 4억원을 대출받았다. 만기일시상환 방식으로 이자율은 연 3.9%다. 매월 이자로 내는 돈만 128만2190원이다. 24일 출시한 안심전환대출로 갈아타면 이자 부담이 1.3%포인트 가까이 떨어진다는 얘기에 전날 각종 서류를 미리 준비해두고 아침 일찍 은행을 찾았지만 그냥 돌아왔다. 안심전환대출로 갈아타면 금리는 3.90%에서 2.65%로 낮아지지만 월 상환액은 214만8960원으로 현재 이자만 납입하고 있는 금액보다 2배 정도 더 내야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금리가 확 떨어져 상환액 부담액도 적을 줄 알았다"며 "우선 100만원 정도 지출을 줄일 수 있는 곳부터 찾고 갈아타야 할 것 같다"면서 씁쓸해 했다. #2 경기도 용인시 소재의 아파트를 담보로 1억원을 대출 받은 회사원 박민기씨(가명)도 안심전환대출 대상자다. 박씨는 현재 매월 이자와 원금을 합해 60만원 정도 상환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이날 은행을 찾지 않았다. 혹시나 금리가 더 떨어질 수 있지 않겠냐는 기대감에서다. 박씨는 "안심전환대출로 갈아타는게 당연히 유리해 전환을 할 계획"이라며 "조기완판 가능성 얘기가 계속 나와 조금 불안하긴 하지만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또 떨어질 수 있어 일단은 다음달 까지는 기다려 볼 참"이라고 말했다. 경남ㆍ광주ㆍKB국민ㆍIBK기업ㆍNH농협ㆍ대구ㆍ부산ㆍ수협ㆍ외환ㆍ우리ㆍ전북ㆍ하나ㆍ씨티ㆍ제주ㆍ신한ㆍSC은행 등이 이날 일제히 2.5~2.7% 중반대 금리의 안심전환대출 상품을 출시했다. 안심전환대출은 변동금리 또는 이자만 내는 대출을 낮은 고정금리의 장기 분할상환대출로 바꿔주는 상품이다. 금리는 연 2.5~2.7%대로, 기존 대출금리보다 1%포인트 가까이 낮다. 출시 첫날 오전부터 은행 창구가 대출 고객들로 북적이고 있는 것도 그래서다. 하지만 이날 대출 상담을 받은 고객 중 중도 포기자도 나오고 있다. 다음달 부터 원리금을 바로 상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만만찮게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은행권에서는 안심전환대출로 갈아탈 경우 대출자들이 부담해야 할 월 평균 상환액이 1.4~1.8배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한다. 급여생활자 중 기존 생활비 부담으로 상환금을 늘릴 여력이 없다면 바로 다음달 부터 시작되는 원리금 상환 부담을 견뎌내기 어려울 수 있다. 만약 다시 거치식 대출상품으로 갈아탄다면 이 때는 중도상환수수료로 최대 1.2%를 내야 한다. 안심전환대출을 받은 후 3년이 지나기 전 다시 갈아타면 중도상환수수료가 부과된다. 원리금 상환이 가능하더라도 박씨 처럼 금리인하 여부를 지켜보겠다며 눈치보는 대출 대상자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 시점에서 기준금리 인하 여부를 단언하기 어렵지만 금리가 더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면 지금 당장 안심전환대출로 갈아타기 보다는 1~2개월 정도 기다려도 늦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한 시중은행 대출 담당자는 "전날까지 금리 인하 여부를 물어온 고객들도 꽤 있었다"며 "갈아타려고 한다면 향후 금리 전망도 고려해서 시기를 결정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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