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신탁, 차입형 토지신탁 50% 넘어…당국 모니터링 강화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지난해 부동산신탁 회사의 실적이 개선됐으나 부동산 경기에 민감한 차입형 토지신탁 업무 의존도가 높아 금융당국이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했다.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1개 부동산신탁사의 당기순이익은 1536억원으로 전년 대비 314억원(25.7%) 증가했다.업체별로는 한국토지신탁이 598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한국자산신탁 233억원, KB부동산신탁 148억원 등으로 11개사 모두 흑자를 기록했다.

부동산신탁사 주요 재무 현황[자료:금융감독원]

부동산신탁사의 총 자산은 지난해 말 1조6962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1155억원(7.3%) 늘었다. 총 부채는 3944억원으로 274억원(6.5%) 감소했다. 자기자본은 1조3018억원으로 1429억원(12.3%) 늘었는데 증자 및 당기순익 발생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지난해 말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은 평균 973.9%로 전년 말(768.4%) 대비 205.5%포인트 상승해 모든 회사가 적기시정조치 기준(150%)을 상회했다. 대한토지신탁이 2651.4%로 가장 높았고 한국자산신탁이 86억원 증자를 통해 513.1%까지 끌어올렸다. 11개사 모두 법정 최저 자기자본 유지 조건(70억원)도 충족했다.전체 수탁고는 125조3000억원으로 6조5000억원(5.5%) 증가했는데 담보신탁 및 관리형 토지신탁이 각각 3조5000억원, 3조1000억원 늘었기 때문이다.금융당국은 부동산 활성화 정책 기조 속에 사업장의 리스크 관리 강화와 적극적 영업으로 부동산신탁사의 수익성과 건전성이 개선됐으나 차입형 토지신탁 부문 발생 수익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차입형 토지신탁이란 시행사가 부동산신탁사에 토지를 맡기고 개발자금을 빌려 쓰는 신탁 상품이다. 은행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과 비슷한 성격이다.부동산신탁사의 영업수익 대비 차입형 토지신탁 부문의 비중은 지난 2010년 말 41.3%에서 지난해 50.6%를 넘어섰다. 여기에 지난해 금융위원회 의결을 거쳐 국제신탁, 무궁화신탁, 코리아신탁 등 3개사가 추가로 차입형 토지신탁 업무 허가를 받음에 따라 시장점유율 다툼은 격화할 것으로 금융당국은 우려했다.금감원 자산운용검사국 관계자는 "지난해 경상도 지방의 분양시장 경기가 살면서 전체적으로 돈의 흐름이 좋아 부동산신탁사 수익성이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차입형 토지신탁은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성격이 있어 업체에는 보수 수입이 크지만 경기가 고꾸라질 경우 리스크는 큰 사업"이라고 말했다.이어 "부실 우려 기업에 대한 재무평가 외에 수익을 잘 내고 있는 기업 중에서도 이 부문에 '올 인'하지 않고 포트폴리오를 잘 짜서 분산투자를 하고 있는지 여부를 집중 모니터링할 것"이라며 "매월 내부적으로 시행하는 재무평가에서 이상 기운이 감지되는 기업은 검사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증권부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