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지점서 검증된 인재, 그룹내 요직 부임 잇따라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뉴욕 지점만이 출세 코스는 아니다.'금융권의 승진 경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과거 뉴욕과 런던, 도쿄 등이 그룹내 요직으로 직행하는 지름길이었다면 최근에는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신흥국들도 부각되고 있다. 금융그룹들이 신흥국 진출에 열을 올리면서 능력이 검증된 인재를 해당 지역 지점장이나 법인장으로 보내기 때문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그룹에서는 중국과 인도네시아 법인(지점)을 거친 임원들의 활약이 눈에 띈다. 지난해 하나금융은 현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을 성공시켰는데, 이 과정에 기여한 이들이 속속 그룹내 요직으로 부임했다. 하나생명의 김인환 사장과 최창식 부사장은 2009년1월 각각 중국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 행장과 하나은행 인도네시아 은행장으로 일했다. 김 사장은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인수했던 2012년2월 하나금융지주 미래발전기획단 부사장으로 복귀해 두 은행을 시너지를 도맡았다. 최 부사장은 인도네시아 은행장으로 근무할 당시 현지화 전력으로 매년 평균 40%의 성장을 이루는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그룹차원에서 인도네시아 진출에 힘을 쏟으면서 은행장 선임 당시 영업력을 인정받아 부행장보에 올랐던 최 부사장을 선임했다. 최 부사장은 일선 영업점장과 강남지역 본부장 등을 역임한 바 있다.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를 거친 임원들이 적지 않다. 윤석희 부산경남영업본부 전무가 2010년 부행장, 유제봉 글로벌사업그룹총괄대행 전무가 2012년 은행장, 김영식 경영관리본부 소속 본부장이 동북본부 본부장을 역임했다. 신한은행에서는 신한베트남은행 호치민 지점장을 역임했던 설영오 신한아이타스 사장이 눈에 띈다. 신한베트남은행은 국내 은행 중 유일하게 현지법인 형태로 운영 중이다. 현지에서 홍콩상하이은행(HSBC)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의 외국계 은행으로 성장했다. 설 사장은 2002년 호치민 지점장을 거쳐 복귀후 개인금융부장, 부행장을 역임했다. 신한금융에서는 과거 일본 지점장 경력이 출세의 지름길로 여겨졌던 만큼 여전히 일본 경력을 가진 인물들을 요직에 배치한다. 이신기 부사장은 2005년 동경지점장으로 부임했고, 김형진 부사장은 1998년 오사카지점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 또 신한은행의 임영진 부행장 또한 오사카 지점장을 역임했다. 우리은행에서는 홍콩 출신들이 현재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광구 은행장이 홍콩지점장과 홍콩우리투자은행 법인장을 역임했고, 최정훈 외환사업당 상무의 경우도 홍콩우리투자은행 법인장을 거쳤다. 손태승 글로벌사업본부 부행장의 경우에는 LA지점장으로 근무했던 경력이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과거 국내 본점의 영업부장이나 뉴욕, 도쿄 지점장등이 임원 승진 코스로 여겨졌지만 최근 이런 흐름은 사라졌다"며 "해외법인과 지점이 그룹차원에서 신성장 동력으로 여겨지는 만큼 언어구사력은 물론 국내에서의 영업력도 검증된 인재들을 내부 공모를 통해 해외로 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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