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재계 최고경영자(CEO)들이 올해 더 어려운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글로벌 경기불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국제유가 급락에 따른 위기상황이 올해도 이어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경영개선 노력을 통해 현재의 위기를 헤쳐 나간다는 계획이다.11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산업통상부 주최 '주요기업 투자 간담회'에 참석한 주요 기업 CEO들은 올해 업황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은 "최근 국제 유가가 서서히 오르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유가가 반등했다고 논하기는 아직 이르다"며 "올해도 화학 업계 시황이 밝은 편은 아니다"고 말했다. 지난해 국내 석유화학 회사들은 국제 유가 급락으로 재고 평가손실을 기록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LG화학도 원유가격 하락에 따른 나프타 가격 하락으로 지난해 4분기에만 800억원가량의 재고 손실을 기록했다. 박 부회장은 "업황은 어렵지만 경영개선 노력을 통해 위기를 돌파할 것"이라며 "곧 올해 사업 및 투자 계획 등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도 "장기적 저성장기 진입으로 올해도 경기전망이 낙관적이지 않다"고 우려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국제유가 급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올레핀과 아로마틱스 사업 모두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3502억원으로 전년 대비 28.14%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4조8589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9.61% 줄었고 당기순이익도 1821억원으로 전년 대비 36.27% 감소했다. 1976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이 감소했다. 이에 대해 롯데케미칼은 "유가하락세 지속에 따른 제품가격 하락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철강업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김진일 포스코 사장은 "올해 더 어려울 것 같다"면서 "유가도 문제지만 중국의 저가공세가 올해 더 강도 높게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강학서 현대제철 사장도 "중국 저가제품 때문에 작년보다 경영이 좋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중국과 일본, 동남아 등에서 제품을 쏟아내고 있어 수급에 의한 수익성 하락이 우려된다"고 말했다.특히 강 사장은 "일본의 경우 관세 등을 통해 중국의 저가공세를 효율적으로 방어하고 있지만 우리는 그렇지 못하다"며 정부 지원을 주문하기도 했다.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윤상직 산업부 장관을 비롯해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정지택 두산중공업 부회장, 이상운 효성 부회장, 김기남 삼성전자 사장, 정진행 현대차 사장, 김진일 포스코 사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 차화엽 SK종합화학 사장, 고재호 대우조선해양 사장, 손동연 두산인프라코어 사장, 이제중 고려아연 사장, 이상봉 LG전자 부사장, 이용배 현대위아 부사장 등 주요 기업 CEO들이 참석했다.회의에 참석한 기업 대표들은 "최근 우리 경제가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 등으로 어려운 실정이지만, 당초 계획한 대로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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