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수출물가가 28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져 수출 전선에 빨간불이 켜졌다. 수입물가 하락효과를 감안하더라도 기업 채산성이 나빠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1월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원화 기준 수출물가지수(2010년 100 기준)는 82.71로 1년 전보다 8.5% 하락했다. 전달과 비교해서도 4.2%가 내렸다. 총 지수 기준으론 1987년 1월(82.17) 이후 28년 만에 가장 낮았다. 수출물가가 떨어지면 같은 물량을 수출해도 받는 돈이 준다. 같은 상품을 팔더라도 손에 쥐는 돈이 한 달 새 4.2% 줄고, 1년 전과 비교해서는 8.5%나 줄었다는 의미다. 수출물가는 수출 207개 품목의 외화 계약가격에다 환율을 적용해 계산한다. 수요·공급뿐 아니라 원·달러 환율이 떨어지면 수출물가도 하락한다. 김민수 한은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 과장은 "유가하락과 더불어 중국발 원자재 수요까지 중국 경제성장률 둔화로 떨어지면서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환율하락도 영향을 줬다. 원·달러 평균 환율은 지난해 12월 1104.33원에서 1월 1088.86원으로 1.4% 하락했다. 품목별로는 경유(-47.4%), 제트유(-45.1), 휘발유(-51.5%), 벙커C유(-55.4%) 등 석탄석유제품의 낙폭이 컸다. 테레프랄산(-31.1%), 자일렌(-40.6%), 폴리에틸렌수지(-21.1%), 벤젠(-53.7%), 스티렌모노머(-41.9%) 등 화학제품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반면 TV용LCD(3.8%), 모니터용LCD(5.3%), 가공우피(14.0%) 등은 올랐다. 달러화 등 계약통화(수출입 때 결제수단으로 사용하는 통화)를 기준으로 한 수출물가는 전월 대비 2.6% 하락하고 전년 동월 대비로는 9.2% 떨어졌다. 수입물가지수도 80.25로 전월보다 7.3%, 전년 동월보다 19.2%나 빠졌다. 수입물가의 1년 전과 비교한 낙폭은 1999년3월(-24.6%) 이래 가장 큰폭이다. 총지수(80.25)도 2007년 12월(79.22)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수입물가 하락에는 저유가 영향이 컸다. 두바이유가는 지난해 12월 월평균 1배럴당 60.23달러를 나타냈으나 1월엔 배럴당 45.77달러를 기록해 전월보다 24% 감소했다. 원재료가 전달보다 14.6% 감소했고, 중간재는 5.2%, 자본재는 1.9%, 소비재는 2.1% 하락했다. 계약통화 기준 수입물가는 전월 대비 5.8% 하락하고 전년 동월 대비로는 19.6% 하락했다. 품목별로는 석탄·석유제품에 들어가는 나프타(-54.1%), 벙커C유(-37.3%), 프로판가스(-57%)등의 낙폭이 컸다. 메탄올(46.7%), 자일렌(-43.9%), 메틸에틸케톤(-14.1%), 플라스틱필름(-7.8%) 등 화학제품도 크게 떨어졌다. 원재료에 들어가는 원유(-55%), 천연가스(LNG)(-10.8%), 철광석(-39.1%), 유연탄(-13.3%)도 큰 내림세를 보였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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