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가 다가오면서 유럽계 자금의 국내증시 유입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유가급락과 지정학적 리스크 등 대외악재에 휘둘려 부진을 면치못했던 코스피 역시 3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이며 ECB 수혜를 기다리는 모습이다. 세계 각국 증시도 유가급락 여파에서 벗어나 ECB의 유동성 확대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다. 전날 유럽과 미국 증시는 ECB의 양적완화 규모가 기존 예상했던 5000억 유로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일제히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국내증시도 ECB가 양적완화를 본격화 할 경우 유럽계 자금 유입에 따른 수혜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과거 유럽계 자금 유입 국면에서 강한 매수세가 시작됐던 화학, 철강, 기계, 전기전자, 증권업종 등의 수혜가 기대된다는 전망이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 전 세계 금융시장의 이목이 집중된 ECB 통화정책회의가 다가오면서 국내 증시의 유동성 공급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특히 지난 2011년말부터 2012년 초에 진행됐던 ECB의 유동성 공급 사례 때와 같이 유럽계 자금의 유입이 급속히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 2011년말 ECB가 장기대출프로그램(LTRO)을 통해 유동성을 공급하기 시작하면서 2012년 2월말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들은 약 11조원을 순매수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12월 저가기준으로 1700포인트대에 머물던 코스피를 2000포인트 대까지 14% 이상 견인하는데 지대한 공헌을 했다. 당시 영국을 포함한 유럽계 자금은 5조3000억원 이상 순매수 하면서 총 11조원 수준이었던 외국인 순매수 규모의 절반 가까운 비중을 차지했었다. 이런 경험으로 인해 이번 ECB의 양적완화 정책에 대한 국내 증시의 기대감은 클 수밖에 없다. 이번에도 ECB 정책과 관련돼 1차적으로 기대해 볼 수 있는 부분은 실질적 경기 펀더멘탈 회복 여부를 떠나 글로벌 금융시장의 안전자산 선호도 완화와 이에 따른 증시로의 자금 유입이라고 할 수 있다. 국제유가 급락과 러시아, 그리스 등 지역별 리스크에 따라 안전자산으로 움직이던 자금 흐름이 바뀔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과거 2011년 말 ECB의 유동성 공급으로 유럽계 자금의 증시 유입이 활발했던 시기에 어떤 업종들을 중심으로 관심이 형성됐는지 확인해 볼 필요도 있다. 2012년 1월부터 2월까지 외국인들의 순매수 유입 과정에서 단순 금액별로 보면 전기전자와 운송장비 등 시가총액 비중이 높은 순서로 자금이 유입됐음을 알 수 있다. 외국인 투자자금은 추세적으로 유입될 경우 대부분 인덱스 형태로 유입되기 때문에 이같은 형태를 보인다. 그러나 각 업종에 대한 실질적 매수강도를 확인하기 위해 해당 업종군들의 시가총액 대비 순매수 금액 수준을 보면 화학, 기계, 증권, 철강, 전기전자 업종 등에 상대적으로 강한 매수세가 형성됐음을 알 수 있다. 또 해당 업종들의 수익률 또한 전체 업종 평균기간 수익률을 상회했다. 이 업종들은 리스크 지표가 하락시에 가장 탄력적으로 반응하는 업종 군에 속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ECB 정책과 함께 외국인 자금의 증시 유입이 본격화된다면 이들 업종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노아람 KDB대우증권 연구원= 지난해 9월 이후 국내증시가 부진했던 것은 유가급락과 대외리스크에 따른 변동성 확대국면도 작용했지만 유럽계 자금의 대규모 자금이탈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이 기간동안 유럽계 자금은 4조1000억원이 빠져나가면서 수급상황이 악화된 코스피는 급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ECB 정책효과는 국채매입 규모가 5000억유로(한화 약 627조원) 안팎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실제 매입규모와 위험분담 주체가 누구냐에 따라 유동성 공급효과가 다르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ECB가 단독으로 위험부담을 모두 책임지는 경우다. 일괄적인 정책시행에 따라 글로벌 유동성 공급에 가장 효과적이며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위험주체가 각국의 중앙은행일 경우에는 국채매입규모와 시기가 모두 상이하고 의견통합이 어느정도 이뤄질지 미지수기 때문에 ECB가 단독으로 유동성공급에 나설 때보다 효과가 제한적으로 나타날 것이다. 유럽주식형 펀드로의 자금유입은 이미 ECB가 국채매입 가능성이 시사된 지난해 11월부터 순매수로 전환한 상황이다. 최근 서유럽계 자금은 1억5000만달러 규모의 순유입이 나타났으며 아시아 신흥국 지역은 22억4000만달러의 대규모 순유출을 나타냈다. 만약에 예상을 뛰어넘는 ECB의 양적완화 규모가 발표된다면 글로벌 유동성이 확대되면서 국내증시로 유럽계 자금이 크게 들어올 가능성이 높다. 자금 규모 뿐 아니라 ECB 위험주체가 누가될지 여부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이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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