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정민차장
대법원
2009년 코어비트 대표이사였던 박모(46)씨는 비상장사 주식 55만주를 17억6000만원에 사들이면서 재무제표에는 110억원을 지급했다고 기재하는 등 150억원 규모의 분식회계를 저질렀다. 코어비트는 2010년 2월 코스닥에서 퇴출됐고, 투자자들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사외이사였던 윤씨는 실제 회사 경영에 관여한 바 없다면서 면책을 주장했다. 1심은 윤씨도 다른 전·현직 임원들과 함께 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지만 2심은 판단이 달랐다. 2심은 "윤씨는 사외이사의 지위에 있기는 했지만 급여를 받거나 이사회에 참석해 결의에 참여하는 등의 실질적인 활동은 없었다"면서 "윤씨의 면책주장은 이유 있다"고 판시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2심 판단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은 "주식회사 이사는 의결권을 행사함으로써 대표이사 등의 업무집행을 감시·감독할 지위에 있고 이는 사외이사도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회사에 출근하지도 않고 이사회에 참석하지도 않았다는 것은 사외이사로서의 직무를 전혀 수행하지 않았음을 나타내는 사정에 불과하다"면서 "윤씨가 지위에 따른 상당한 주의를 다했다는 사정은 아니고, 상당한 주의를 다했더라도 (분식회계) 사실을 알 수 없었다고 볼 사정도 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감사(監査)가 회사 경영에 개입하거나 관여할 수 없는 상황을 이유로 면책을 주장한 사건에서 감사도 책임이 있다는 판례는 그동안 여러 차례 있었다"면서 "감사가 아닌 사외이사만을 놓고 책임이 있는지를 판단한 사건은 이번이 처음인데 (분식회계) 책임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