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야구 중계 일선서 물러나…'어디서든 해설은 계속할 것'
올해로 37년째 야구 해설자의 길을 걷고 있는 하일성 KBS 해설위원. 하 위원이 1984년 프로야구 올스타전 기념구를 만지며 미소를 짓고 있다.[사진=김현민 기자]
[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 프로야구 팬들은 구수한 목소리에 실린 "아~, 야구 몰라요!"라는 탄식을 더 듣기 어려워졌다. 하일성 KBS 야구해설위원(65)이 중계 일선에서 물러난다. 방송국에서는 다음 시즌부터 한 달에 서너 차례만 해설을 맡아 달라고 요청했다. 정해진 경기나 순서가 없으므로 전문 해설자라고 보기 어렵다. 하 위원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KBS 쪽과 계속 이야기를 하고 있다"면서도 "40년 가까이 한 종목 중계를 한 회사에서 할 수 있어 행복했다"고 정리했다. 그러나 "어디에 있든 해설은 계속할 것"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하 위원은 1979년 경희대 선배 오관영 전 KBS 배구 해설위원(76)의 소개로 동양방송(TBC)에서 고등학교 야구 해설을 시작했다. 당시 하 위원은 서울 환일고 교사였다. 대광중 2학년 때 야구를 시작해 성동고와 경희대를 거쳤다. 대학교 2학년 때 야구를 그만두고 교사의 길을 택했다. 1975년 김포 양곡고에서 교사 생활을 시작해 1977년 환일고로 옮겼다. 프로야구가 출범하던 1982년 KBS 해설위원이 됐고, 1983년에는 교직을 접고 해설에 전념했다. 하 위원은 "(해설가로 변신하는 일은) 어려웠지만 후회 없는 결정이었다"고 했다.
하일성 KBS 해설위원의 서울 송파구 삼전동 사무실 벽면에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우승 뒤 선수들과 찍은 기념사진이 걸려 있다. 당시 하 위원은 선수단장으로 올림픽에 참가했다.[사진=김현민 기자]
하 위원은 경기의 흐름을 짚어주기 위해 노력한다. 그가 생각하는 '좋은 해설'은 자기 자신부터 경기를 즐기는 것에서 출발한다. 하 위원은 "처음 해설을 할 때는 야구 이론에 밝고 선수들 정보를 많이 아는 것이 전부인 줄 알았다"며 "시간이 지나고 보니 스스로 경기에 빠져 들어 재미를 느껴야 좋은 해설도 나오는 것 같다"고 했다. 해설을 하면서 잊지 못할 경기로는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본과의 경기(3월5일ㆍ도쿄돔)를 들었다. 한국은 1-2로 뒤지던 8회초 1사 1루에서 나온 이승엽(38ㆍ삼성)의 역전 투런홈런에 힘입어 3-2로 역전승했다. 또 기억에 남는 대회로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꼽았다. 당시 하 위원은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총장으로서 선수단장을 맡았는데, 한국은 결승전에서 쿠바를 꺾고 금메달을 땄다. 서울 송파구 삼전동에 있는 하 위원의 사무실 벽에는 당시 선수들과 찍은 사진이 걸렸다. 그는 요즘 야구인으로서 마지막을 어떻게 정리할지 고민한다. 시선은 유소년 야구 지원에 두고 있다. 하 위원은 "유소년 선수들이 야구장에서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도록 지원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야구는 선수가 홈에 많이 들어와야 이기는 경기"라며 "누군가는 홈에 들어오려고, 다른 누군가는 그것을 막으려고 애쓴다. 어린 선수들이 야구의 매력을 만끽하면서 인성을 키웠으면 좋겠다"고 했다. 하 위원은 프로야구 발전을 위해서는 팬들을 우선시해야 한다고 충고도 했다. 그는 "일찍 오시는 분들은 야구장에서만 4~5시간을 보낸다. 야구를 보는 재미와 함께 팬들이 야구장에서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요소들을 더 많이 연구해야 한다"고 했다.◇ 하일성▲생년월일 1949년 2월 18일 ▲출생지 서울▲체격 171㎝ㆍ78㎏▲출신교 종로초-대광중-성동고-경희대▲가족 부인 강인숙(58) 씨와 딸 승희(38)ㆍ태경(37) 씨▲주요 경력- 1975~1983년, 김포 양곡고ㆍ서울 환일고 체육교사- 1982년, KBS 스포츠국 야구 해설위원- 2006년 5월~2009년 3월, 제11대 KBO 사무총장- 2008년, 베이징올림픽 야구대표팀 선수단장- 2009년 10월~현재, KBS 야구 해설위원나석윤 기자 seokyun1986@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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