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시책추진비 '400억배틀' 축제로 승화

29일 경기도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국내 최초의 도지사 시책추진비 지원 공모사업인 '넥스경기 창조오디션'에서 수상한 7개 시군 관계자들이 시상식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아시아경제(수원)=이영규 기자] '400억 배틀'이 끝났다. 경기도가 도지사 시책추진비 400억원을 걸고 진행한 시·군 공모사업인 '넥스트(NEXT) 경기 창조오디션'에서 가평군의 '뮤직빌리지' 사업이 대상을 차지했다. 시책추진비는 도내 31개 시·군이 거둬들인 취ㆍ등록세와 면허세ㆍ레저세 중 일부를 경기도가 모아 조성하는 재정보전금이다. 경기도는 이들 세금의 10%가량을 시책추진비로 조성해 운영하고 있다. 문제는 시책추진비가 현안사업에 투입되기 보다는 지역별 안배에 따라 나눠먹기식으로 배분됐다는 점이다. 이러다보니 일선 시ㆍ군에서 도로 개설이나 하천 정비 등의 사업비를 신청하면 5억~10억원씩 쪼개서 지원됐다. 도지사의 '생색내기'용 쌈짓돈이었던 셈이다. 이렇게 쓸 수 있는 시책추진비는 올해 1760억원, 내년 2500억원에 이른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과감히 '기득권'을 버렸다. 그리고 공정한 경쟁을 통해 창의적인 프로젝트에 돈을 몰아주는 시책추진비 공모사업 '넥스트 경기 창조오디션'을 제안했다. 국민의 세금을 공정하게 쓰면서 경제활성화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대형프로젝트에 시책추진비를 몰아주자는 게 남 지사의 생각이었다. 일부 도의원들은 남 지사의 정치적 의도를 의심하며 반발하기도 했다. 하지만 남 지사의 '진정성'을 확인하면서 공모는 순조롭게 시작됐다. 지난 15일까지 도내 31개 시·군에서 66개 사업이 오디션에 응모했다. 시·군마다 2개 이상의 사업을 냈다는 얘기다. 경기도는 엄격한 심사를 거쳐 이들 사업 중 10% 남짓한 7개 사업을 최종 본선에 올렸다.  그리고 마침내 대한민국 최초의 시책추진비 지원 공모사업 오디션이 29일 수원 경기도 인재개발원에서 개최됐다. 영예의 대상인 '굿모닝상'은 가평군의 '뮤직 빌리지'사업에 돌아갔다. 이 사업은 옛 가평역사에 뮤직센터와 스튜디오, 컨벤션, 클럽 등 음악 관련 시설을 집적화해 그동안 가평군이 재즈축제 등을 통해 쌓아 온 음악도시의 명성과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높인다는 프로젝트다. 가평군은 대상 수상으로 신청액 전액인 100억원을 사업비로 받았다.

29일 경기도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국내 최초의 도지사 시책추진비 지원 공모사업인 '넥스트경기 창조오디션'에서 대상을 차지한 가평군이 시상식 후 기념찰영을 하고 있다.

금상인 '넥스트상'에는 시흥시의 '경기 서부 융복합지원센터'와 부천시의 '웹툰의 글로벌콘텐츠 프로젝트를 통한 일자리 창출' 사업이 차지했다. 경기 서부 융복합지원센터 사업은 시흥시 정왕동 일원에 경기서부지역 전통 제조업체를 위한 융ㆍ복합센터를 건립하는 사업이다. 웹툰의 글로벌콘텐츠 프로젝트를 통한 일자리 창출 사업은 부천에 있는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을 통해 국내 웹툰을 해외로 수출할 수 있도록 번역, 마케팅지원, 우수 웹툰업체 육성, 글로벌 스타콘텐츠 지원 등을 추진하는 사업이다. 시흥시와 부천시는 두 사업의 사업비로 각각 82억원과 33억원을 확보했다.이외에도 은상인 '창조상'에는 ▲안산시의 '청년 창업 인큐베이팅센터'(19억원) ▲포천시의 '한여율 행복마을 커뮤니티'(67억원)가, 동상인 '혁신상'에는 ▲파주시의 '감악산 힐링테마파크'(67억원) ▲양평군의 '힐링 건강지역'(32억원)이 각각 차지했다. 남경필 지사는 "창조오디션은 국민의 세금을 투명하고 공정하게 쓰면서 경제활성화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사업을 해보자는 뜻에서 낸 아이디어"라며 "지역공무원들이 정책을 가지고 경연을 벌이는 최초의 행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고 말했다.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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