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금융위기 후 첫 대형 신용평가사에 대한 징계 조치를 곧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첫 징계 대상은 스탠더드앤푸어스(S&P)가 될 전망이다. SEC와 S&P간 징계 수위에 대한 논의가 거의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저널은 이르면 내달 초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며 공동 성명에는 SEC와 에릭 슈나이더 뉴욕주 법무장관, 마르타 코클레이 매사추세츠주 법무장관 등이 참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EC가 징계를 검토하고 있는 대상에는 S&P가 2011년부터 등급을 매겼던 6건의 상업용모기지채권(CMBS)이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현재 논의되고 있는 징계 방식은 벌금과 일정 기간 동안의 자격 정지다. 우선 SEC는 S&P에 몇 개월 동안 특정 상품에 대한 등급 평가를 할 수 없도록 조치를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격 정지 기간이 1년으로 길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다만 S&P가 등급 평가를 할 수 없도록 제약을 받는 대상은 여러 개의 CMBS를 묶어 거래하는 '콘듀이트(conduit)' 등 일부에 국한될 전망이다.만약 S&P의 자격 정지 규제 대상이 일부 상품으로 한정된다면 S&P가 사업부 구조조정의 계기로 삼아 좀더 효율적인 조직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시장 관계자들은 분석했다. S&P는 신용등급 평가와 관련해 연 20억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이 중 상업용 모기지 부문 평가와 관련된 매출은 5000만달러 정도다. 벌금 수준은 최소 6000만달러 수준으로 알려졌다. S&P의 모회사인 맥그로우 힐은 지난 3분기에 이와 비슷한 수준의 금액을 회계상 비용으로 대비해뒀다고 밝힌 바 있다. SEC는 금융위기 후 소형 신평사인 이건 존스에만 징계 조치를 내렸을 뿐 대형 신평사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징계 조치를 내린 적이 없다. 이건 존스는 지난해 초 18개월 간 특정 채권에 대해 등급 평가 정지 처벌을 받았다. SEC 관계자는 대형 신평사들에 대한 조치가 곧 잇따를 것이라고 귀뜸했다. S&P는 2008년만 해도 상업용 모기지 등급 평가 시장에서 90%에 육박하는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자랑했다. 하지만 현재 시장점유율은 8%로 뚝 떨어졌다. 올 여름을 지나면서 S&P는 상업용 모기지 채권 팀원 45명 중 3분의 1 가량을 줄였다. S&P는 SEC 건 외에도 여러 펀드와 등급 평가와 관련한 소송을 진행 중이며 미 법무부도 등급 평가와 관련 S&P를 상대로 50억달러 규모의 소송을 제기해둔 상태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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