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제3차 핵안보정상회의 참석 계기 박근혜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Barack Obama) 미국 대통령, 아베 신조(安倍 晋三) 일본 총리와 한·미·일 3국 정상회담을 갖고, 북핵 문제에 대한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했다.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 한·미·일 3국이 오는 29일 군사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양해각서(MOU) 을 체결한다. 북핵을 감시하기 위해서는 정보교류가 필수라는 국방부의 입장과 한일 갈등을 외면한 처사라는 국민적 정서가 충돌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26일 "백승주 국방차관, 마크 리퍼트 미 국방부 부장관, 미시 마사노리 일본 방위성 방위사무차관은 29일 '한·미·일 간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에 관한 3자 정보공유' MOU를 체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2012년 6월 일본과 정보보호협정을 맺으려 했지만 '밀실 추진' 논란에 휩싸여 불과 서명 2시간 전에 MOU 체결이 무산된 바 있다. 한·미·일은 지난 5월 말 싱가포르에서 열린 3국 국방장관회담에서 한·미·일 정보공유 MOU 필요성에 공감하고 이 문제를 실무적으로 논의하는 워킹그룹 가동에 합의했다. 또 한미 양국은 지난 10월 워싱턴에서 열린 안보협의회(SCM)에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관한 한·미·일 정보공유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실무논의를 지속하기로 했다. 국방부는 2012년에 추진되다가 무산된 한일 간 MOU는 국가 간 협정이지만, 이번에 추진되는 MOU는 각국 국방부 간 약정이며 한일 양자가 아닌 미국까지 낀 3국 간 MOU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한·미·일 MOU를 통해 공유되는 군사정보도 포괄적인 정보공유가 가능했던 한일협정과는 달리 북한의 핵·미사일 관련 정보에 국한시킬 예정이다. 특히 군사정보는 일본에 바로 제공되는 것이 아니라 미국을 통해 제공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초 한미와 미·일 간에 정보공유 협정이 체결된 상황에서 한·미·일을 한데 묶어 한일 군사정보협정을 관철시키려는 우회전술이라는 것이다. 특히 아베 신조 정권 출범 이후 역사인식 문제 등과 관련한 한일 갈등이 깊어진 상황에서 일본과의 군사관계가 강화된다는 점에서 반대 여론은 만만치 않다. 중국이 한·미·일 군사정보공유 MOU 체결을 미국의 아시아 회귀 전략에 맞춘 대중(對中) 포위의 일환으로 인식하고 반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미·일 3국이 군사기밀과 관련한 사항을 국방부 간 약정으로 체결할 경우 법적 구속력이 없어 상대국의 체결 기관을 구속하는 데 충분치 않고 군사기밀보호법과도 상충될 수 있다. 군사기밀보호법 시행령 8조는 군사기밀을 제공할 때 비밀보호 서약은 물론이고 녹음, 메모, 촬영, 복사 등을 모두 금지하는 등 절차와 방법을 엄격히 규정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일본은 군사위성을 6개나 보유하고 있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과 핵실험 움직임 등을 식별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양낙규 기자 if@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정치경제부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