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하러 온건데 성매매 시켜' 고통받는 예술비자 이주민

예술흥행분야 비자를 받아 우리 나라에 입국한 이주민 중 절반이 임금을 제대로 못받은 것으로 나타났다.<br />

[아시아경제 김재연 기자] 예술흥행분야 비자를 통해 입국한 이주민들 절반이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주로부터 성매매를 강요당하거나 성폭행을 당한 이주민들도 있었다.17일 국가인권위원회의 '예술흥행비자(E6) 소지 이주민 인권 실태 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 예술흥행분야 이주민 (놀이공원 근로자 제외) 중 절반이 넘는 53.4%가 계약서상의 임금을 제대로 지급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고용업체가 수수료와 입국비용 등 명목으로 임금의 상당부분을 공제, 계약서상 임금의 20%만을 받은 경우도 있었다. 전체 조사대상 가운데 62.9%는 계약서와 다른 업무를 강요받거나 계약서의 업무내용 자체를 모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주자들은 어쩔 수 없이 할 수 밖에 없었던 업무로 ▲고객 말벗(42.9%)▲성매매(18.3%)▲ 랩댄스(17.5%),▲출장 데이트(15.9%) 등을 꼽았다. 성폭력 및 언어폭력을 경험한 이주자들도 많았다. 응답자의 46.4%는 물리적 폭력을, 55% 는 성폭력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여권이나 외국인 등록증을 고용업체 측에 압류당했다는 응답자도 각각 전체의 46%·49.1%에 달했다. 아동 및 청소년들이 예술흥행비자를 받고 공연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테마파크에 종사하는 몽골 이주민 15명의 응답자 중 8명(53.3%), 필리핀 이주민 114명의 응답자 중 5명(4.3%)이 미성년자였다. 인권위는 이번 연구결과 및 토론 내용을 기반으로 이주단체, 전문가 및 일반시민들의 의견수렴을 거쳐 예술흥행비자 소지 이주민의 인권 향상을 위한 법제개선 방안과 관계기관 협력사업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김재연 기자 ukebida@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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