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이사회, 자체 지배구조개선안 당국에 전달…사외이사 구성 다양화하고 규모 축소키로
KB금융 본점(제공=KB금융)
[아시아경제 이장현 기자] KB금융의 LIG손해보험 경영능력에 대한 부문검사를 진행했던 금융감독원 인력이 지난 12일 완전히 철수함으로써 금융당국의 인수 승인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왕적 이사회'로 질타를 받던 KB금융 이사회도 자체 지배구조 개선방안을 준비해 조만간 금융당국에 공식적으로 제출할 예정이어서 이번 검사결과에 인수 승인여부에 결정적 역할을 할 전망이다.15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외부 컨설팅 업체와 함께 작업 중인 지배구조 개선안에 다양한 분야의 사외이사를 선임해 인적 구성을 다양화하고 사외이사의 수를 줄이는 방안을 담았다.현재 KB금융 이사회는 회장과 사외이사 9명 등 총 10명으로 구성돼 있는데 전임 회장과 은행장이 갈등을 빚은 이른바 'KB사태' 때 이사회가 견제와 중재는커녕 회장의 보호막이 돼 줬다는 비난을 받았다. 특정 대학 출신 교수 중심의 사외이사들이 스스로를 추천하고 연임을 이어가면서 자기권력화 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따라서 새로 만든 지배구조 개선안을 통해 KB금융 이사회는 기업인, 금융인 등 다양한 경력을 가진 이사로 채워지고 특히 주주 측 인사가 사외이사로 경영에 참여하는 방안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선임과정도 개편돼 사외이사 추천에 외부기관과 주주ㆍ고객ㆍ내부 임원이 참여해 투명성과 객관성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지주와 은행이 각각 9명, 6명 씩 사외이사를 둬 비효율을 낳은 만큼 은행 사외이사 수를 줄이고 지주 중심으로 이사회를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이 같은 내용을 당국에 전한 KB금융은 24일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LIG손보 인수 승인을 받기를 기대하고 있다. 금감원도 내주 중 KB금융의 지배구조와 관련한 부문검사 결과를 정리해 금융위에 전달한다.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금감원 검사 결과를 토대로 LIG손보 인수적정성을 따져 보겠지만 생명보험, 카드, 캐피탈까지 경영하고 있는 KB가 LIG손보를 경영할 능력이 없다고 결정하면 설득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도 당국의 KB금융 검사 결과에서 일부 문제점이 발견돼도 LIG손보를 인수하는데 제동걸기 어렵다는 회의적인 시각이 다분하다.게다가 '신(新)관치금융' 논란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는 당국이 민간 기업의 인수합병(M&A)마저 석연찮은 이유로 퇴짜를 놓았을 때 거센 저항도 예상된다.임영록 전 회장이 KB금융을 떠난 후 차기 회장 선임 과정에서 금융당국과 친분관계가 두터운 하영구 전 한국씨티은행장이 유력한 후보로 떠올라 당국의 입김이 개입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샀다. 하 전 행장은 KB금융 회장에 선출되지 못했지만 결국 은행연합회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차기 우리은행장 인선에서도 회장후보 선출을 위한 이사회가 열리기도 전에 연임이 확실시되던 이순우 행장을 밀어내고 서강대 출신인 이광구 부행장이 유력하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시중은행의 한 고위관계자는 "KB금융의 LIG손보 인수 승인여부가 신관치금융을 판단하는 주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장현 기자 insid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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