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어닝쇼크는 예고편..死분기가 온다

기업들, 내수 침체ㆍ엔화 약세에 우울한 성적표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기업들의 실적에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 예상치는 석달 전에 비해 3조원 가량 뚝 떨어졌다.  1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날 기준 증권사 3곳 이상이 추정한 상장기업 168곳(12월 결산)의 4분기 영업이익은 총 27조68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한달 전 전망치(28조700억원)보다 1.4%, 3개월 전(31조1800억원)에 비해선 11.2% 떨어진 수치다.  ◆3분기 실적, 기대에서 실망으로 = 당초 시장에서는 3분기가 실적 반등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기대는 곧 실망으로 바뀌었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현재까지 실적 발표를 한 110개사의 3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8% 떨어졌다. 이는 2009년 2분기 이후 최저치다. 조선, 건설, 철강 등 불황이 이어진 업종의 기업들의 실적이 특히 나빴다.  유안타증권이 집계하는 200곳 가운데 90곳의 실적 발표가 남았지만 증감률 면에서 2분기(-13.3%)에 이어 2개 분기 연속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계절적 영향으로 어닝쇼크 비율이 높은 4분기를 제외한 1~3분기만 놓고 보면 최근 10년 중 최악의 어닝시즌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고질적인 내수 침체에 엔화 약세, 유럽ㆍ중국의 경기 둔화 등 대외변수까지 더해져 기업들이 우울한 실적을 낸 것이라는 풀이다. 특히 대기업들의 부진은 심리적 충격을 더하며 국내 증시를 뒤흔들었다. 전날도 삼성SDS의 부진한 3분기 실적에 코스피가 6거래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기업 실적 4분기도 우울…삼성전자 4조원대 전망 = 증권사들은 기업들의 4분기 실적 추정치를 시간이 갈수록 낮추고 있다. 여러 악재로 기업들이 실적 부진을 탈출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3분기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을 받아든 삼성전자 역시 4분기에도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지난 8월 7조5000억원 정도였지만 최근에는 4조원대로 감소했다. 현대차의 영업이익 전망도 석달 사이 2조1000억원에서 2조원으로 1000억원 내려갔다. 거듭된 어닝쇼크와 실적 전망치 하향 조정은 한국 증시의 할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은 당분간 실적 외 변수를 주시하며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김광현 연구원은 "보이지 않는 실적에 기대기보다 확인된 것에 베팅하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특히 수년간 박스권 장세에서도 연중 저점이 높아지고 있음을 주목해 주가수익비율(PER) 활용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지형 한양증권 연구원은 "국내 이벤트는 대부분 마무리됐고 앞으로는 미국, 유럽 등 대외변수에 주목해야 한다"며 "전략적으로 수출주, 배당주, 중소형 개별 실적주 등에 대한 관심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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