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6 대란' 꼬리 자르는 이통사…몸통 겨누는 정부

5일 오후 숙명여대 인근 한 휴대폰 판매점 문이 굳게 닫혀있다. 이곳은 지난 2일 새벽 '아이폰6 보조금 대란' 당시 '페이백' 등 불법 보조금을 통해 가입자를 끌어모았다고 알려져 있다.

아이폰6 헐값 판매한 판매점들, 속속 문닫고 대표 도주 방통위 조사 피하려 개통 취소하거나 증거인멸 꼼수 논란도이통사들, 누가 먼저 시작했냐 놓고 시끄러운 가운데 정부는 이통사 전체 정조준[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 최동현 기자]#5일 저녁 아이폰6를 헐값에 판매한 것으로 알려진 숙명여대역 인근 판매점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간판과 전면 유리에는 휴대폰 광고 스티커가 여전히 붙어 있었지만 가게 내부는 급하게 나간 흔적이 역력했다. 뽐뿌, 호갱님우리호갱님, 버스폰 등 온라인 휴대폰 판매사이트에는 이곳 점주가 '페이백 먹튀'를 했다는 글들이 올라왔다. 바로 맞은편에서 작은 구멍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정모씨는 "최근까지 영업을 했는데 며칠 전 갑자기 문을 닫았다"면서 "안면이 있던 사람이었는데 연락도 없이 사라졌다"고 귀띔했다.아이폰6 대란을 주도했던 이동통신사 대리점 및 판매점들이 정부의 철퇴를 피하기 위해 꼬리자르기에 나서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조사 착수 소식에 해당 판매점들은 문을 닫고 대표는 종적을 감췄다. 또 다른 판매점들은 부랴부랴 개통 취소에 나섰다. 일각에서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의심을 받지 않기 위해 개통을 한 달 늦추는 증거인멸작업까지 하고 있다는 설이 암암리에 퍼지고 있다. 정부가 강력한 제제를 예고하면서 처벌을 피하기 위한 꼼수전략을 쓰는 것이다. 6일 A이통사 관계자는 "B이통사에서 증거인멸을 위해 개통을 늦추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다는 얘기는 들었다"며 "본사의 지시라기보다는 퇴출당할 것을 우려한 대리점이 주도하지 않았나 싶다"고 전했다. 아이폰6 대란을 누가 먼저 촉발했냐를 놓고도 이통사 간 설왕설래가 오가고 있다. 현재 SK텔레콤과 KT는 LG유플러스가 가장 먼저 주도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번호이동 수가 급격하게 순증했다는 것이 이유다. 대란이 일어난 지난 1일부터 2일까지 이통 3사의 번호이동 추이를 보면 LG유플러스가 순증을 기록했다. LG유플러스는 1일은 2020건, 2일은 1638건을 기록했다. 이에 반해 SK텔레콤은 1일 456건, 2일 541건이 감소했고, KT는 1일 1564건, 2일 1097건이 순감했다. 이는 LG유플러스가 빼앗긴 가입자보다 경쟁사로부터 빼앗아온 가입자가 더 많다는 의미다. LG유플러스는 강력 부인하고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아이폰을 처음 판매했기 때문에 나온 수치"라며 "방통위 조사 결과가 나오면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통사들이 촉발사업자를 두고 시끄러운 가운데 정부는 관련 이통사들 모두 엄한 제재를 예고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 관계자는 "예전에는 촉발사업자에게 가중처벌을 했다" 면서도 "다만 이번 사안은 보다 엄중히 봐야 하며 관련된 사업자 모두 엄중한 징계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만약 1위 사업자가 촉발을 하고 3위 사업자가 따라했다면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 반대라면 더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미래부 관계자도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시행 이후 첫 위반 사례이기 때문에 형사고발, 과징금 등 모든 처벌을 다 검토하고 있다"며 "향후 재발되는 일이 없도록 예상보다 강한 징계수위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정홍원 국무총리도 5일 국회 교육·사회·문화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아이폰6 보조금 대란'에 대해 철저히 조사해 최대한의 제재를 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힘 없는 영세 판매점보다 몸통인 이통사를 정면겨냥한 만큼 후폭풍은 거셀 것으로 보인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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